매일신문

저소득 노인 병원 더 멀어져

2년전부터 중풍을 동반한 치매를 앓고 있는 고모(71) 할머니는 하루 최소 3만원의 간병료 부담때문에 지난달 퇴원,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결혼도 하지 않아 여동생이 가끔 돌보고 있지만 거의 혼자 지내고 있는 셈이다.

고 할머니가 입원했던 한 병원 관계자는 "간병료 등 요양치료는 보험 적용이 안돼 의료급여대상자 등 저소득층도 월 50만원의 입원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기초생활 수급대상자인 고 할머니 경우 정부에서 나오는 보조금으로는 입원비를충당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고 털어놨다.

의료급여 1종대상자인 최모(66.대구시 북구 읍내동) 할아버지도 수년째 중풍을 앓고 있으나 입원비가 없어 대구시내 병원을 전전하다 얼마전 한 병원에서 무료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최 할아버지는 "이혼후 가족도 없이 혼자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고 있어 입원할 형편이 안돼 병원만 수십여곳을 다녔다"며"다행히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할 수 있게 돼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노인 인구가 매년 늘면서 치매, 뇌졸중(중풍) 등 노인성 질환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으나 정부의 노인건강대책은 이를 따르지 못해 많은노인들이 고독과 함께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의료급여 대상자 등 저소득층 노인들의 경우 대부분의 요양치료가 비보험으로 돼 있어 치료비 부담 때문에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받지 못하는 등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유병율(65세이상 전체 노인인구 중 8.3%) 추정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환자는 대구 1만2천여명, 경북 2만5천여명등 전국적으로25만여명의 환자가 있다.

하지만 이들을 수용, 치료할 수 있는 전문요양시설은 대구지역 경우 대구중앙요양병원(남구 대명동)이 유일하고 경북은 안동의경북도립 노인전문요양병원 등 치매전문요양시설이 5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요양시설에 입원할 경우 입원비가 일반인은 월 80만원~150만원, 의료급여대상자도 보험적용이 안 돼 월 50만원을 본인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입원비 부담을 감당못해 재활치료 등 입원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게 병원측 관계자들의 얘기다.

대구중앙요양병원 한 관계자는 "보험재정이 안 좋은 상황이다 보니 정부도 입원비를 보험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특히의료급여대상자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한끼 2천500원상당의 식대도 이달부터는 본인부담토록 하는 등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영남대 김한곤 교수(사회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0년 1만1천737명인 대구지역 치매노인이 2010년쯤에는 1만9천652명, 2020년에는3만2천66명으로 급증, 20년동안 3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급증하는 치매노인을 부양하기 위해 지금도 턱없이 부족한 복지서비스 시설및 노인 요양시설의 증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는 "정부도 치매, 뇌졸중 등 노인성질환 증가에 대비해 치매병원과 노인전문요양시설 등을 대폭 확충하고, 일본의 개호보험처럼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노인요양보험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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