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시 테러전 미 민주 제동

지난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미국 민주당 지도부가 부시 행정부의 테러 전쟁 수행 방식에 대해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로버트 버드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 조지프 바이든 상원외교위원회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자들은일제히 부시 행정부 테러 전쟁의 문제점을 들면서 비판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공화당측은 "국가분열 시도"라고 반격했다. 만약 이것이 단순히 미국 공화, 민주 양당간 정치 공방전에 불과하다면 우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움직임은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대한 내부적 제동능력이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단순주의와 일방주의가 미국 전체의 모습이아니라는 사실은 미국의 균형감 회복 가능성과 관련된 기대를 갖게한다.

실상 9·11 테러 이후 부시 미국 대통령은 거의 아무런 장애 없이 초강경 세계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는 테러 충격으로 인한 국민의 분노, 테러에 대한 국제적 공분을 자산으로 삼아 강력한 테러소탕 전쟁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미국과 그반대 세계를선악으로 양분하는 놀라운 단순성을 보였고 상대를 다룸에 있어 거침없는 공격성을 보여주었다. 국제적으로 부시의 일방주의에 대한우려와 비판이 있었으나 이것이 부시 노선에 영향을 주었다는 증거는 별로 없다.

요스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유럽국가들이 미국의 위성국이냐면서반발했고 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미국의 "새로운 단순주의"를 비판했으나 부시 행정부의 행동 방식을 바꾸지는못했다. 부시 행정부가 이처럼 전통적인 미국의 친구들로부터도 비난을 받고있는 것이 과연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물론 이는 미국인이 고민해야할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맹목적 단결보다는 이성적 분열이 덜 해롭기 때문이다.9·11 테러 이후 미국인들의 일치단결된 모습은 찬탄의 대상인 동시에 전율의 근원이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테러전쟁의 방향성 부재, 일방주의적 성격을 문제삼은 것은 맹목적 단결에 대한 반성의 소리가 일고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미국은 과거 어느 정파, 혹은 이익집단의 압도적 영향력때문에 극단으로 흘러가는 듯 하다가 반대 의견의 대두로 전체적 균형을 회복, 파국을 모면하는 능력을 보여주곤 했었다. 이번에도 미국 사회가그 건장한 복원력을 발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당장 부시가 반대 의견을 수용할 뜻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부시는 민주 의원들의 직접 공세에 대국민 설득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의 군수업체가 테러전 특수로 10년만에 처음으로 호황을 기대한다는 소식은 부시와 그의 사람들이 왜 초강경노선을 고집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자료가 될지 모른다.

그러나 군수산업의 호황으로 얻는 이익과 미국이 세계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유형·무형의 수많은 이익 중 어느 것이 큰 것인지, 이제 미국인들은 진지한 계산에 나서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