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꼴찌들의 산뜻한 행보'다. 대구 동양 오리온스가 2001-2002년 애니콜 프로농구 경기에서 정상을 점령했다. 지난해 꼴찌에서 이번 정규리그의 우승은 '습관화된 패배'의 탈출이라는 슛을 쏘아올렸고 코트의 기적을 일궈낸 '드리블'이다.
동양은 3일 전주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연장끝에 승리를 낚아채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지우고 꼴찌의 한을 풀었다. 어떻게 보면 더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팀의 수직상승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존심 회복이 대구시민들과 환호해야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0..대구와 연고를 맺은 동양은 지난 96년3월 프로농구 제8구단으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연이은 쓴맛에 땅을 친 팀이다.97년 프로원년 리그에서 4위, 97-98년 시즌에 5위에 올랐으나 이것은 '반짝 기쁨'이었다. 98-99년 시즌은 치욕의 기록 때문에 '지는 것이일상화된 팀'이라는 불명예도 감수했다.
이 시즌에서 승리는 단 3차례. 진 것이 무려 42차례, 이것도 저것도 안되는 지경에 빠졌다.최하위는 그렇다쳐도 32연패는 세계프로농구사상 신기록으로 남아 있는 '치욕의 기록'이다. 99-2000시즌 7위, 2000-2001시즌에 다시 꼴찌로 주저앉았다.
0..상상도 못한 이번 시즌의 우승은 '젊은 농구'의 결과로 볼 수 있다. 김승현과 힉스가 '펄펄' 날았고 386세대 감독인 김진의 지도력이 빚은 승리다. 김승현과 힉스는 24살의 동납내기, 토종과 외국인 새내기들이 연방 토해내는 가쁜 숨은 연승가도(街道)를달리게 한 자극제였다.
41살의 감독이 구사하는 경기전략과 전술을 선수들이 믿음으로 승복해 승리를 창출해냈다. 어쨋든 시즌 초반부터연승 돌풍을 일궈낸 원동력은 팀워크다. 전희철·전병철 등 스타선수들의 팀플레이 합류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0..'대구농구'가 우승을 맛보는 것은 프로·아마추어를 통틀어 지난 81년 계성고 전국제패이후 처음이다. 그 이전인 70년대 중반은대구·경북 고교농구의 전성기로 친다. 지난 75년 계성고가 전국체전 등 전국 3개대회를 석권했었고 효성여고도 막강전력을 자랑했었다.
이 시기 농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반짝했을 뿐 그 후로는 고작 관심이라야 어느때나 야구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봐도 별무리가 없을 성싶다.동양의 정규리그 우승으로 '대구 농구'가 거듭나는 계기가 되면 금상첨화다. 농구 발전의 기반 조성은 뭐니뭐니해도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관심이 첩경이다. 동양농구 화이팅!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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