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곗돈모아 정치자금 댔다고...

민주당 김근태(金槿泰)상임고문이 동교동계 실세인 권노갑(權魯甲)전 고문으로부터 2천만원의 정치자금을 지원 받았다는 고백은 불법 정치자금문제가 더이상 어물쩍 넘겨질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음을 뜻한다.

권노갑씨 같은 정치실세가 마음을 먹고 정치자금을 지원했다면 굳이 김 고문 한 사람에게 국한될리가 없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내일신문보도에 의하면 최고위원 경선에 당선된 한 의원은 5천만원을 받았고 낙선된 의원은 2천만원과 500만원을 받았다고 시인하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권 전 고문이 어떤 방법으로 자금을 모아서 누구에게 돈을 전달 했을까 하는의문이 나오기 마련이고 여당과 관계 당국은 이에 대해 정직하게 해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마땅한 것이다.

권노갑씨는 누구나 아는 정치 실세이자 동교동계의 대형(大兄)으로, 항간에는 여당의 정치자금 관리책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이런 터수에 부인이식당을 운영하면서 모은 돈과 곗돈을 탄것을 김근태 고문과 정동영(鄭東泳) 고문에게 각각 2천만원씩 지원 했을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푼도주지 않았다고 궁색한 변명을 한다해서 납득할 사람이 있을성 싶지 않다.

그런만큼 권 전 고문은 2000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의 정치자금의출처, 자금 규모, 지원 배경 등을 국민이 납득 하도록 구체적으로 해명해서 정치자금 의혹에서 한시바삐 벗어나기 바란다.

우리로서는 김 고문의 불법 자금 고백을 받으면서 재야 출신의 김 의원처럼 때묻지 않은 사람조차 수억원대의 불법정치자금을 관리할 수밖에 없는 정치 현실에 충격을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권 전 고문의 경우는 이와는 영판 다른 분위기다. 물론 조사 해봐야 알겠지만 어쩐지 권 전 고문은 권력의 핵심에 앉아 정치자금을 떡 주무르듯 조달하고 정경을 유착시킨 구시대적 폐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느낌을 김 고문의 고백을 통해서 물씬 풍기고 있다. 그런만큼검찰을 비롯한 관계 당국은 권 전 고문의 정치자금 지원문제를 엄밀하게 조사하기 바란다. 여당도 철저한 자체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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