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게이트에서 꼬리가 밟히기 시작한 아태재단의 실력자 이수동씨의 비리의혹의 영역은 마치 '빙산'같다는 표현이 적합하다. 북극해의 빙산은 물위에 드러난 건 10분의 1이요, 그 대부분이 물속에 잠겨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군수뇌 등 각종 공직인사에까지 이수동씨의 개입냄새를 물씬 풍겨주는 '인사희망 서류'들이 특검팀의 가택수색에서 발견됐다. 그동안 아태재단의 인사 및 이권개입설이 무성했지만 실제로 재단 실력자의 공직인사 개입관련 증거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어서 수사진행에 따라 아태재단의 국정개입 의혹 등 엄청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보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씨의 집에서 현 석유공사 사장인 이수용 전 해군참모총장과 해군장성 1명의 승진희망 서류 등 각종 공직자의 인사서류를 압수했다고 한다. 우리는 이같은 인사청탁 서류들과 그동안 여권주변에서 파다했던 '이수동을 통하면 된다'는 소문과의 사이에서 '소문=진실'의 가능성을 읽고 놀라움과 개탄을 금치 못하겠다.
이 전 총장은 인사청탁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는 99년 3월 비호남 출신인 이지두 합참차장과의 치열한 총장경합에서 이겼고, 그 과정에서 정치권 줄대기경쟁·지역 역차별론 등 뒷말이 난무했음은 알려진 바다. 인사개입이 사실이라면 편중인사·낙하산인사로 낙인찍힌 DJ의 실패한 인사정책에 아태재단은 '정실인사'로 참여한 꼴이 된다.
이씨의 인사개입 의혹은 '이씨로부터 안정남씨의 국세청장 내락사실을 전해듣고 안씨에게 전해줬다'는 도승희씨의 진술에서 점입가경이다. 문제는 그가 아태의 실력자라 한들 혼자서 무슨 '끗발'로 고위공직자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고, 자연 청와대와의 '연결통로'에 눈길이 쏠리는 것이다.
금감원 로비·경마장중계 특혜의혹에서 공직인사개입의혹까지 불거지는 마당에 결국 국민적 의혹의 종점은 아태재단으로 향하고 있다. 재단자금의 출처 및 사용처도 이미 여론의 도마에 올라있다. 그런데도 그 주인인 김대중 대통령은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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