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北과 계속 '엇박자'

◈인권보고서 또 북 거론

미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을 인권상황 '열악'(poor)국가로 평가함으로써 북미관계에 또다시 어두운 그림자를 던지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 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북한 정권과 주민 분리 대응 및 대화재개 방침 천명에 대해 북한측이 예상보다 강력하게 반발, 미국측도 파장이 다소 진정된 뒤 대화를 시도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져 당분간 북미경색 국면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날 발표한 인권보고서에서 비록 종전처럼 '악의 축'(axis of evil)과 같은 자극적인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북한 당국의 심각한 인권침해 자행을 적시하고 종교의 자유 문제까지 거론하는 등 북한을 폭넓게 비난했다.

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은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할 권리가 없고 처형과 실종보고가 있었다. 주민들은 자의적으로 구금되고 많은 주민들은 정치범으로 수감됐고 감옥상황은 가혹하다. 북한지도부는 인권에 관한 국제규범, 특히 개인권리를 적법하지않고 국가와 당의 목표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을 미얀마, 중국, 이란, 이라크, 수단 등과 함께 '종교탄압 특별 관심대상국'으로 지목, 사실상 최악의 인권실태 국가로 분류함으로써 북한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권보고서를 둘러싸고 북한이 미국에 대해 '터무니없는 모략' 혹은'내정간섭' 등이라고 반발하며 설전(舌戰)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한동안 북미간 대화답보는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5일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불거진 북한측의 반발이 인권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더욱 강경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현재로서는 북측이 '장고'(長考)를 끝내고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마주앉아 대량살상무기(WMD), 인권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 일각에서는 이번 미국의 인권보고서가 예년에 비해 더욱 강도높게 북한을 비난하지 않았고 따라서 북한과의 향후 대화를 의식한게 아니냐는 분석에 따라 북미관계의 향방을 비관적으로만 점치지 않는 견해도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