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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산동 박가분 자료관

분곽과 얼레빗, 손거울, 연지합, 청자분합, 분물연적, 불두잠….우리 옛 여인들이 늘 가까이 두고 아꼈던 화장도구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동아백화점 건너편에 위치한 화장품 전문점 '박가분'에 마련된 화장용구자료관. 전체 80평의 매장 일부를 자료관으로꾸민 이곳에는 모두 300여점의 옛 화장용구들이 빼곡이 들어차 자태를 뽐낸다.

'박가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무열씨가 20년 가까이 화장품 회사에 다니며 취미로 하나씩 수집한 것이 남에게 보여줄만큼 양도 늘어나면서 이번에 자료관을 연 것. 지금은 좀체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자료에서부터 국내 최초의 공산품(관허 1호)이자 현 두산그룹의 기초를 다진 박가분 종이분통 등 근대화장용구까지 아기자기한 자료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수십종류의 다양한 분통에 관심이 쏠린다. 그중 "희여지고잡티가자연업셔짐니다(희어지고 잡티가 자연 없어집니다)"는 광고문구와 함께 '뎡가금십오젼(정가 일금 15전)'에 팔렸던 박가분은 하루 2만갑이 팔려 전국의 돈을 박가분이 다 끌어모은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토기 분합이나 각종 화장용구를 담았던 빗접과 경대, 손때 절은 손거울이나 청동거울, 청동분접시, 향유병 등도 얼굴을 내민다. 현재 국내에태평양화장품박물관, 코리아나화장품박물관이 있지만 개인이, 그것도 지방에서 화장관련 자료관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 동화작가이기도한 이무열씨는 "애써 모은 자료들을 그냥 썩히기 아까워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게 됐다"며"누구나 지나다 잠시 들러 볼 수 있고, 우리의 옛 생활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며입장료는 무료. 053)782-5373.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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