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국가경쟁력도 '여성의 힘'에 따라

우리사회는 아직도 여성에 대한 차별관행이 뿌리깊게 자리잡은 사회다. 여성의 위상(位相)이 종전과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한국여성의 지위수준은 한마디로 '후진국'이다.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계기로 돌아본 한국여성의 국제적 위상은 어느 부문 경우 북한보다 뒤지는 세계최하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따라서 남성 우월주의 관행이 여전한 나라라는 따가운 지적은 물론 사회 각부문의 정책 등에 여성들의 의견반영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국제의회연맹(IPU)이 지난 1일을 기준으로 각국의 국회의원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전체의원(조사당시 273명)의 16명, 5.7%에 그쳐 북한의20.1%에 뒤져있다. 국회의원 선출과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가 무리가 있다해도 한국사회의 남성우월 지배는 여전하다는 사실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조사한 '여성권한지수(GEM)'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국회의원, 고위행정관리직, 전문기술직의 여성비율과 남녀 소득 등을 고려해 산출한 이 지수는 대상국가 64개국중 61위가 한국이다. 국가정책수립이나 사회 각부문의 주요 의사결정에 여성들의 참여가 어느 나라보다 뒤지는 것이 아닌가.

여성의 힘을 활용할 국가적인 토양 마련이 아쉽다. 장기적인 정책과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급선무다. 단순하게 여성을 배려한다는 의식수준의 방안은 '남성우월'의 단세포적인 사고(思考)의 연장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아닌가 한다. 지난해 행정고시 여성합격자 25%, 외무고시 37%, 여성장군 탄생, 해.공군 수석 입학, 여성경영자 34% 등 휘몰아치는 여성파워는 우리사회의 새바람이다.

여성역할 확산은 여성들의 의식변화에 달려 있다고 본다. 여성이 여성의 능력에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지 못하면 여성의 사회진출은 현재 수준을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불합리한 사회관행을 깨뜨리는 여성들의 노력을 기대한다. 국가경쟁력 제고는 여성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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