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눔과 사랑 그리고 희망 자원봉사(16)-꿈나무들의 사랑나눔

◈꿈나무들의 사랑나눔

욱수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김혜진 양은 한달에 한 두번씩 경산에 있는 뇌성마비 등 지체부자유인 시설단체인 성락원 등지를 방문하거나 사랑의 집짓기 운동 등 자원봉사활동에 나선다. 아빠를 따라 유치원에 다니면서 부터 시작된 자원봉사활동이 벌써 만 5년째.

지체부자유아 시설을 방문한 혜진 양의 자원봉사 첫날은 눈물로 범벅이 돼야만 했다. 대.소변을 제대로 가릴 줄도 모르고, 심지어 애써 먹인 밥을 다시 토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온 몸이 부자유스런 아이들. 자기 또래의 이런 아이들이 불쌍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단다.

혜진 양의 남동생으로 한살 아래인 김신(욱수초등 4년) 군도 누나와 함께 꾸준히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중이다. 이들 남매가 이따금씩 주말에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을 궁금해 한 친구들도 그 연유를 알게 됐다. 이제는 이들 남매의 친구들인 공도영 양과 이신, 신종욱 군도 자원봉사활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자원봉사에 나선 첫 날과 달리 이제는 모든 것이 친숙해 졌어요. 봉사활동하는 토요일이 이젠 기다려져요. 가서 친구도 새로 사귀고…". 혜진 양은 어린 나이에도 오랜 기간 봉사활동을 해 지난해 12월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할아버지와 만나는 기쁨도 누렸다.

최근 지역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원봉사하는 방법을 몰라 자원봉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어른들의 답변이 적지 않았지만 정작 어린이들의 자원봉사활동은 상당히 활성화되고 있었다.

일례로 최근 초등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어린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한 경산시자원봉사센터의 '꿈나무자원봉사단'은 너무 많은 어린이들이 신청해 옴에 따라 150명을 상한으로 그 이외의 인원은 수용하지 못했을 정도.

경산시자원봉사센터 김준목(39) 소장은 "인원이 너무 많게 되면 어린 아이들이어서 다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통제에도 어려움이 따른다"며 무조건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1년간 활동하게 되는 꿈나무자원봉사단에 들어가면 우선 기초교육을 받은 뒤 환경정화활동, 노인시설방문, 일일장애체험 및 장애 편의시설 조사 시설아동과 단원들이 함께하는 민속놀이 활동 등 다양한 봉사 체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부모입장에서는 아이들의 자원봉사활동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겐 그다지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고 공부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지레 짐작으로 아예 관심을 접는 경우가 대다수다. 김 소장은 그러나 그것은 편견일 뿐이라고 했다.

"봉사의 양과 질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릴 때부터 봉사의 삶을 배우고, 거기에서 기쁨을 발견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실천해 나갈 때 정말 사회는 살맛나게 변화해 나가는 것이지요. 공부요? 혜진이를 비롯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일수록 더 잘해 나가고 있어요".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