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값이 많이 올랐다. 올 봄 내 집마련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집없는 서민 입장에서는 이제라도 집장만을 하려니 상투를 쥐는 것 같고 안사고 버티자니 더 오를 것 같은 불안감이 팽배하다.
99년부터 시작된 집값의 상승추세는 꺽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상승추세라는 의견이 많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집을 사야한다는 데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집값이 이미 많이 올랐는데다 올 가을부터 입주 물량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 서둘러 집장만에 나섰던 수요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시지지구 25평형 아파트의 경우 98년 25평형 기준 5천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요즘은 8천500만원선, 32평형 천마타운은 98년 8천~8천500만원대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1억4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IMF이전에 비해서도 15~20% 정도 올랐다는 것이부동산중개업자들의 전언.
최근의 집값 상승은 지난 97년 11월 IMF이후 수년 동안 사실상 아파트 공급이 끊어지면서 수급균형이 깨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대구지역의 경우 가구수 증가나 대체 수요, 이혼 등으로 인한 독립가구의 증가 등을 고려할 경우 최소 연간 1만가구 이상이 공급되어야 하지만 그동안 대규모 물량 공급이 없었다.
IMF이전 소위 지정업체로 끊임없이 물량을 쏟아내던 우방 청구 보성 화성 동서개발 서한 영남건설 등 7개 업체 가운데 5개 업체가 법정관리, 화의 등 직격탄을 맞았다.
은행권의 초저금리도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 몰리면서 아파트값을 밀어올리는 한 요인이 됐다. 게다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분양가 자율화 조치는 분양가 인상을 불러오고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낳았다.
IMF이전 평당 200만원대이던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 99년 자율화 이후 평당 300만원, 400만원대를 돌파하더니 급기야 태왕은 구 덕원고 부지에 평당가 700만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아파트를 분양,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올 가을부터 상황은 달라질 전망. 무엇보다 IMF이후 중단됐던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 하반기 입주하는 아파트는 올 9월 감삼 드림시티 2천160가구를 비롯해, 정화 팔레스 488가구(10월), 메트로팔레스 3천240가구(12월).수성우방팔레스 188가구(연말)로 이어진다.
도시개발공사 등의 공공임대아파트 입주도 잇따를 전망이다. 공급 부족에서 비롯됐던 아파트값 인상 요인이 일시적이나마 역전되는 셈.
공인중개사 권오인(42)씨는 '올 가을 이후 6천가구 이상의 대단지 신규 입주가 시작되면 일시적으로 매물이 풍부해지면서 아파트값이 약보합세 내지는 일시적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시기를 지나면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설것으로 보이는 만큼 급하지 않은 원매자라면 이 때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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