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성도박 증가세-경북경찰청 지난3년 분석

지난달 7일 새벽1시20분쯤 경북 울진군의 권모(46)씨 집의 도박판에 10명의 울진경찰서 형사대가 덮쳤다. 한차례 100여만원씩을 걸고 도박판을 벌이던 도박꾼 11명은 놀랍게도 모두 40~50대의 가정주부들.

한 주부(54)는 도박 등 10범의 전과기록을 가졌고 3명은 강원도에서, 또다른 주부는 영천에서 각각 원정왔다 붙잡혔다.이들뿐 아니다. 최근들어 경북지역에서는 가정주부들이 도박판을 벌이다 경찰신세를 지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남자 도박범이 점차 줄어드는 반면 여자 도박범은 한때 감소하다 다시 증가세로 반전하고 있는데 도박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얼마나 늘었나=경북경찰청이 지난 9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도내에서 적발된 남여 도박사범을 분석한결과 전체 도박단속 건수와 남자사범은 감소세였다. 99년 총 1천455건 5천879명이 적발됐으나 지난해는 1천54건 5천200명으로 줄었고 이가운데 남자는 99년 4천913명, 2000년 4천247명, 지난해에는 4천219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자 도박사범은 99년 966명에서 2000년 846명으로 감소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981명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또 도박사범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99년 16.4%에서 2000년 17% 지난해는 18.8%로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도박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 농촌지역의 도박이 끊이지않자 경북경찰청은 지난해 12월부터 농한기 도박사범 특별단속에 나서 2개월 동안에만 무려 815명(172건)을 검거했다. 하루에 14명이나 경찰신세를 지고 47명은 구속됐다. 압수된 도박판돈만 2억5천700여만원에 이르렀다.

◇동원되는 도박수법=주부도박이 많아 진 가운데 도박방법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울진의 주부 도박단은 화투 20매를 이용한 속칭 '도리짓고 땡'으로 도박을 벌였다.

그러나 경북경찰청이 검거한 도박사범들의 수법을 분석한 결과, 훌라(53건)가 가장 많았고 고스톱(53건), 포커(47건)순이었다. 이밖에 마작과 아도사키, 바둑이 등도 있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에는 경산에 도사견 투견장을 만들고 판돈을 걸었던 전국의 도박범 1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도박장소도 가리지 않아 일반 사무실이 80건에 이르렀고 식당과 상가 39건이 적발됐는데 여관·다방·아파트는 물론 컨테이너·창고·실내 포장마차까지 도박 장소에 이용됐다.

도박범들은 또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도박장소 주변에 감시인을 배치하는 것은 기본이고 경찰이 접근해 올때는 미리 달아나거나 도박 사실을 감출수 있도록 호루라기를 불게 하기도 했다,

이번 자료를 분석한 경북경찰청 강력계 정진용경위는 "농촌을 무대로 한 도박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가정주부 등 여자 도박사범이 늘어난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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