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도심 "도서관 지어 달라"

"북구청 인근에 북부도서관이 있지만 칠곡에서 그곳을 이용하기가 교통편이나 시간적으로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지역사회의 평생교육기관이며 생활정보 및 문화 공간인 공공도서관이 부족하다. 대구의 북구 칠곡지구, 수성구 시지 및 범물.지산지구, 달서구 상인.대곡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밀집지역 주민들은 거주지가 해당 구에 있는 북부도서관(북구), 효목도서관(수성구), 두류도서관(달서구)과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

참다못한 주민들이 지방선거를 겨냥해 도서관 신설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는 일까지 벌어졌다. 인구 18만5천여명인 칠곡지구의 지역 시민단체인 '강북사랑시민모임'(강사모)은 지난 달 27일 북구청장 앞으로 지역의 숙원사업인 칠곡지역 도서관 건립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했다.

강사모는 칠곡지역 중.고생 1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48%의 학생들이 사설 독서실를 이용할 정도로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앞으로 칠곡3.4지구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공공도서관 신설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지난 해 6월 읍내동 구수산 공원내에 도서관 부지 확보를 위한 형질변경을 신청, 도서관 건립을 추진 중이나 예산을 부담해야 할 대구시, 구청의 재정난으로 설립 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고 밝혔다.

도서관 부족은 북구 칠곡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시행령 제3조의 '공공기관의 시설기준'에 따르면 두류도서관과 달성도서관은 법적 기준에도 불합격인 상태이다.

두류도서관 경우 봉사대상인구가 59만3천여명에 달해 열람좌석수가 1천200석 이상이 돼야 하나 절반이 조금 넘는 726석에 불과하다.

달성도서관도 봉사대상인구가 15만6천여명으로 열람좌석수의 법적 기준이 350석이나 현재 250석으로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도시계획시설 구준에 관한 규칙 제88조 공공도서관에 대한 결정 기준 4호에는 '지역별 인구밀도에 따라 2km내지 4km 정도의 적절한 배치 간격이 유지되도록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인구밀도가 높은 대규모 아파트 지구에는 단일 도서관 설립을 권장하고 있다.

중앙도서관 한 관계자는 "도서관 부족 현상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자치단체의 예산부족으로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공공도서관은 다른 국가의 수준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한국의 공공도서관은 모두 420개관, 1관당 인구 수 11만4천여명, 1인당 책 수가 0.82권. 반면 일본은 모두 2천172관, 1관당 인구 수 6만명, 1인당 책 수가 2.5권이며 미국은 8천946관, 2만6천명, 2.7권, 영국은 5천185관, 1만4천명, 2.7권으로 우리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도서관 문화운동가 신용호씨는 "대구 외곽에는 새로운 대규모 주거지역이 몇 곳이나 들어섰는데 도서관은 전혀 확충되지 않고 있다"며 "인구 7만인 구미 인동에도 별도의 도서관을 신설됐는데 대구의 자체단체들은 예산부족을 핑계로 도서관 조성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