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경선 초반 판세와 전망

◈대세론 뒤집혀 혼전양상

9, 10일 제주.울산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결과, 노무현.이인제.김중권 후보가 득표율 20% 이상을 얻으며 1~3위를 차지함에 따라 경선구도가 예측불허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민주당 정서의 '바로미터'나 다름없는 광주(16일)경선에서 이른바 '특정인 대세론'이 먹혀들 지가 중반 이후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선이 혼미해지면 자연스레 중하위 후보간 연대논의도 무르익을 전망이다. 또 울산에서 탄력을 얻은 영남후보론의 선전여부도 관심거리다.

◇대세론=이인제 후보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던 경선이 뒤틀리면서 이 후보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9일 한화갑 후보는 제주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자 "대세론이니 양강구도니 난리법석을 떤 것이 모두 거품이었다"고 외쳤다.

이 후보측은 "(제주.울산)선거인단 규모가 미미하고 원래 취약지역"이라고 자위했으나 지역구도가 뚜렷해지고 '경선불복'을 문제삼는 각 후보진영의 네가티브 공략이 계속되자 새로운 선거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광주(16일), 대전(17일), 충남(23일)을 시작으로 대세론이 탄력을 입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지만 영남후보의 예상밖 성적과 중위권인 한화갑.정동영 후보의 선전이 이어질 경우 대세론이 완전히 가라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보간 연대=이 후보의 대세론이 흔들릴 경우 연대논의도 한층 무르익을 전망이다. 김근태 후보와 노.정 후보간 개혁파 연대나 김중권.한화갑 후보간의 동서연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세론을 깨기위해 상위권과 하위권 주자간의 '선택적 협력'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또 하위권 후보들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중도하차' 보다는 연대지지 쪽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그럴 경우 경선구도가 완전 혼미 상태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하위권인 김근태.유종근 후보는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공개적인 연대논의는 중반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민심=광주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만큼 향후 경선구도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정권 재창출을 염원하는 호남민심이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줄 지가 관건이란 얘기다.

당내 최대계파인 동교동계 구파를 업고있는 이 후보, DJ의 연속성과 정통성을 내세우는 한 후보와 호남출신 정.유 후보는 광주에서 초반판세를 결정짓겠다며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또 민주당 영남후보를 표방하는 김.노 후보도 틈새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제주경선에서 보듯 민주당 정서에 익숙한 후보가 조직력을 가동,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이나 현 정부에 대한 호남정서가 워낙 나빠 의외의 결과도 가능하다"고 예견했다.

◇영남후보론=노.김 후보가 제주.울산경선 결과,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함에 따라 영남후보의 파괴력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비록 지역정서에 따른 투표성향과 후보간 동원력이 표심을 갈랐다는 분석이 우세하나 두 후보 모두 동서화합을 외치며 승기를 잇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울산에서 보듯 영남 충돌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영남후보면서도 진보와 보수라는 성향면에서 격차가 큰 만큼 두 후보간 표잠식 대결도 볼만하다. 다만 영남후보론이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이라는 고리 보다는 대중적 선명성으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지속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 후보는 "경남(30일)과 대구.인천.경북(4월5~7일) 경선을 중심으로 영남후보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고 노 후보는 "선거흐름을 맞춰 (보수와 진보)모두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선거전략을 조정하겠다"며 이미지 변신을 예고했다.

제주.울산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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