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 사기결혼 농촌 노총각 울린다

국제 사기결혼으로 피해를 입는 농촌지역의 노총각이나 이혼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여성의 불법취업을 돕기 위해 브로커와 짠후 위장결혼을 해 주고 돈을 받는 사례까지 생겨나고 있다.

구미경찰서는 8일 국내 취업을 목적으로 브로커에게 알선료를 주고 가짜 여권으로 불법 입국해 위장결혼을 한 중국교포 김모(49.여)씨와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혼인신고를 해준 정모(50.구미)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에 남편과 자녀를 둔 김씨는 지난 98년 현지 브로커에게 1천300만원을 주고 다른사람 명의의 여권을 발급받았다는 것. 김씨는 브로커가 소개해준 정씨를 중국으로 불러들여 결혼식을 올린후 국내에 입국,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식당 등지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년전 이혼한 정씨는 브로커에게서 150만원을 받고 중국으로 가 혼인신고를 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중국교포 등 외국인들이 국내에 들어와 결혼후 혼인신고를 하자마자 패물과 예금통장의 돈까지 모두 찾아 달아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장모(46.구미)씨는 지난해 9월 브로커에게 패물구입 명목으로 500만원을 주고 중국교포 김모(40)씨와 국제결혼을 했으나 김씨가 결혼식 후 잠적하는 바람에 낭패를 당했다. 이후 김씨는 경찰에 붙잡혀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4월에는 노총각 우모(36.상주)씨가 한 유령단체를 통해 태국여성(34)을 소개받아 태국에서 혼인신고를 하고 함께 입국했는데 1개월만에 가출, 알선료 700만원과 패물.항공료 등 2천200만원을 날렸다는 것.

또 노부모를 모시다 결혼을 늦잡친 남모(48.영덕)씨는 지난 97년 아는 사람을 통해 중국교포 장모(38.여)씨를 소개받고 결혼했으나 아내가 30여차례의 가출 끝에 지난해 9월 귀금속.현금 등 8천만원을 갖고 잠적했다.

경찰의 외사담당 관계자는 "이들 여성 상당수가 현지에 가족이 있어 국제결혼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 브로커들과 짜고 가짜 여권을 만들어 위장결혼을 통해 입국한 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불법취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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