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가 있는 공간(2)-목요 책마당

"대학교수는 직업적으로 책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사람입니다. 더불어 학생들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가르치는 책임감도 가져야죠".

경북대 교수들로 구성된 독서토론회 '목요 책마당'의 이재열(52.미생물학) 교수는 책에서 얻은 정보를 나누고, 감동을 전파하는 것이 모임의 취지라고 말했다.

지난 해 2월 결성돼 최근 1주년을 맞은 목요 책마당은 발표자가 매주 한 권의 책을 선정, '서평'을 나누어 읽고 토론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선정된 책은 홈페이지(bookclub.knu.ac.kr)를 통해 매월 초 미리 알려준다. 서평도 홈페이지와 교내신문에 실어 학생들이 쉽게 찾아 읽도록 하고 있다.

'느슨한 모임'이란 표현대로 참가자 전원이 책을 읽어야 할 의무는 없다. 관심있는 책이면 슬그머니 의자를 하나 차지해 듣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참가자'는 있지만 '회원'은 없다. 이름을 올려놓은 참가자는 30여명이지만 고정 출석자는 10여명.

참가자들의 다양한 전공만큼이나 토론에 오르는 책도 다채롭다. '도전받는 오리엔탈리즘' '디지털 시대의 문화예술' '전염병의 문화사' '과학의 파우스트''예술이란 무엇인가'…. (이달 첫 주엔 '육식의 종말'에 대한 서평이 있었다).

발표자의 주관을 존중하기 때문에 설전이 벌어지는 일은 드물다.모임에선 책 읽기에 대한 조언도 소개된다. 먼저 '베스트셀러' 피해가기. 남들이 골라놓은 '유익한' 책이 자신에게도 그러리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책을 옆구리에 끼고 짬짬이 읽는 방법도 권한다(폼도 나고 얼마나 좋은가).

이재열 교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한 분야의 책들을 찾아 읽고 엮어나가다보면 진흙에서 보석을 찾는 기분이 든다"며 독서 예찬론을 펼쳤다. "자료를 컴퓨터에서 다운받아 오는 학생들이 있어요.

'다운받은' 정보는 지식이 될 수 없어요. 책장을 하나하나 넘기며 얻은 정보가 비로소 지식이 되지요". 이 교수의 쓴소리가 새겨들을만 하다. 목요 책마당은 그 동안 소개된 책들의 서평을 묶어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책 읽기 길라잡이'를 출간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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