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모처럼 시작한 '국민 경선'이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다. 지난 주말 제주와 울산에서 치러진 경선이 마구잡이식 동원 경쟁으로 말썽이더니 김근태 후보가 끝내 후보 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금품살포를 둘러싼 공방이 한창이다.
또 이와는 별도로 유종근 전북지사가 수뢰 혐의로 검찰에 소환, 사법처리가 가시화 됨으로써 민주당 스스로가 획기적이라 자랑했던 국민 경선의 이미지가 퇴색되는 느낌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국민 경선을 통해 누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느냐는 사실 이상으로 얼마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경선이 깨끗하게 치러지고 또 그 결과에 잡음없이 승복하느냐 였다.
우리는 민주당의 '정치실험'이 이처럼 깨끗하게 치러져서 문자 그대로 선거 축제로 뿌리 내리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16개 시.도의 경선대회중 초반에 선거인단의 3%를 상대로 치른 제주.울산 경선에서 벌써 흑색선전, 인신공격, 금품살포 등 우리 선거의 고질병이 도지는 모습이니 참으로 실망스럽다.
민주당의 국민 경선은 처음부터 '무리한' 시도였던것 같다. 민주주의 선진국과는 달리 정당이 대중속에 파고들지 못한 우리 처지에, 더구나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국민 대의원을 갑자기 동원하기란 연목구어 격으로 어려웠고 급기야는 후보별로 '강제 동원'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대선 감시 시민옴부즈맨이 공개한바 이인제 후보 등의 금품 살포 행위도 따지고 보면 강제 동원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저변에 깔린 사정이야 어떻든 일부 후보들이 이러한 향응과 금품살포 행위에 대해 경선 불복까지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민주당의 국민 경선은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재연한 꼴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주장하는바 '성공적인 경선'은 결코 아닌 것이다. 그런 만큼 민주당은 앞으로 남은 14개 경선만은 깨끗하게 치러서 국민 경선의 근본 취지를 살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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