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월드컵의 상징인 수성구 대흥동 월드컵경기장 일대 인근 축산농가에서 나는 악취가 심해 이대로는 월드컵을 치르기가 곤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일대는 기온이 낮은 요즘과 같은 봄철에도 악취가 심할 때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여서 월드컵이 열리는 6월 여름철에는 악취가 더욱 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시민들은 "경기장을 찾는 외국관광객들과 각국 선수단에 대구의 인상을 흐리게 할 우려가 높아 축사이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월드컵경기장 주변 대흥동, 삼덕동 일대에는 현재 대형 축사 5곳, 소형 축사 수십 곳에서 비육우 등을 사육하고 있는데 이들 축산농가의 가축 배설물과 퇴비에서 심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축산농 인근 아파트 주민 이모(47·여)씨는 "바람이 축사쪽에서 불어 올때는 창문조차 열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국제대회때 대구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악취를 선물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주민 김모(53)씨도 "월드컵경기장 주변에서 매일 아침 조깅할 때마다 악취로 머리가 아플 정도"라며 "더운 여름날 외국 관광객과 선수들을 악취에 시달리게 하면 국제적 망신을 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축산업자들은 대대로 살아온 터전에 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서면서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땅을 경기장 부지로 내놓았는데 아무런 대책없이 마지막 생존권마저 뺏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축산업자 최모(50·여)씨는 "축분 냄새를 좋아할 사람은 없겠지만 월드컵대회 못잖게 축산업자들의 생업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와 관할 수성구청은 경기장 건설 당시 축산 악취가 월드컵 행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안이하게 판단,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다가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뒤늦게 실태조사에 나서는 등 뒷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축사 위치 및 악취를 정밀 조사후 축산업자, 주민들과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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