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부재 여전

한국 축구대표팀이 2002 월드컵 본선 16강 진출의 절대 과제인 골가뭄을 해소할 '킬러'를 여전히 찾지 못했다.

한국은 13일 밤 11시 튀니지 튀니스 엘 멘자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의친선경기에서 전, 후반 각각 안정환과 이동국, 안정환과 차두리를 투톱으로 내세우며 공세를 폈으나 득점에 실패, 0대0으로 비겼다.

이로써 대표팀은 올들어 미주 전지훈련과 골드컵을 포함, 7차례의 평가전에서1승2무4패를 기록했다. 한국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의 튀니지와 맞선 것은지난 95년 올림픽대표팀이 5대1로 이긴 것이 유일하고 대표팀간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거스 히딩크 감독은 경기 전날 예고했던 3-4-3 대신 미주 원정때 주로사용했던 3-4-1-2 포메이션을 채택, 다시 한번 플레이메이커 시험에 무게를 뒀다.

플레이메이커에는 지난달 우루과이전에서 테스트했던 송종국을 내세웠고 새로복귀한 홍명보에게 중앙수비수를 맡겼다. 미드필드진에는 왼쪽부터 이을용과 김남일, 이영표, 최성용을 내세웠다.

경기는 양팀 모두 실점을 의식, 수비라인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탓에 90분 내내지리한 미드필드 공방전으로 이어졌다.

전반 한국은 홍명보의 노련한 지휘로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게임메이커 송종국의 부진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전반 35분 상대 오른쪽을 뚫은 최성용이 전방으로 찔러준 볼을 안정환이 페널티지역오른쪽에서 받아 오른발 강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브자위가 선방한 것이 골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슛이었다.

홍명보를 중심으로 김태영과 최진철이 좌우에 포진한 스리백은 튀니지의 득점원 자지리를효과적으로 봉쇄했고 홍명보는 기회가 되면 전방으로 깊숙이 침투하는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후반에도 한국은 일부 선수를 교체, 전술의 변화를 줬으나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이동국 대신 차두리를 교체시킨데 이어 7분쯤 홍명보를 빼고 이천수를 투입,송종국이 중앙수비수로 내려오고 이천수가 플레이메이커를 맡도록 했다.이런 변화는 다소 공격적으로 전환하기도 했으나 수비에서는 상대의 순간 돌파에 자주 뚫리는 허점을 보였다.

12분 차두리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상대 골키퍼와 1:1로 맞서다 때린 슛이 왼쪽 골대를 살짝빗나가고 17분 안정환이 아크 전방에서 때린 볼이 수비수의 몸에 맞고 튀어 골문을 향했지만 골키퍼가 쳐내는 등골문으로 볼이 향하는 횟수는 잦아졌다.

반면 튀니지의 역습과 코너킥 때 몇차례 실점위기를 맞았으나 골키퍼 김병지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