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2일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즉각적 휴전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최근 최악으로 치달은 이-팔 분쟁 해결을 위한 새로운 메시지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397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의 구가로서안전하고 공인된 국경안에서 나란히 살아가는 지역의 비전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혀 팔레스타인을 처음 국가로 인정했다.
그동안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내용의 결의안에 번번이 반대해온 미국도 이 결의안에 찬성했다. 하지만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유일하게 중동국가인 시리아는 결의안 내용이원안보다 강도가 약해졌다는 이유로 기권했다.
◇유엔결의 요지=안보리는 1967년 242호, 1973년 338호 유엔결의 등 이전에 채택된 모든 결의의 취지를 감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나란히 존립하는 비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이런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테러와 도발, 선동, 파괴 등 제반 행동을 포함, 일체의 폭력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과 그 지도부에 대해 정치적 해결을 위한 협상재개를 촉구하는 테닛 중동평화안 및 미첼 보고서 권고사항의 이행과정에 협력해줄것을 촉구한다 △분쟁 당사자들이 폭력종식과 평화정착 과정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유엔 사무총장과 기타 인사들의 노력을 지지한다 △이번 문제를 지속적으로 주시한다 등 4개 사항을 결의했다.
◇의미와 전망=찬성 14, 기권 1표의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킨 유엔결의 1397호는 안보리사상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미국의 이스라엘 옹호 정책고수로 인해 이-팔 분쟁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 유혈사태가 악화될수록 기존의 강경정책이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국제사회의 여론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이번에 시리아가 제출한 결의안 원안의내용 수정을 거친 뒤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미국은 유혈사태가 끝나기 이전에는 보내지 않겠다던 중동특사를 14일 다시 파견키로 했다.또 유엔 안보리는 휴전이후 양측이 시작할 평화협상에 관해 제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새 중동평화구상을 의제로 올렸다.
◇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측 반응=팔레스타인은 이번 결의안을 '진보'라고 표현하며 전폭적인 환영의사를 나타냈다. 아흐메드 압델 라흐만 팔레스타인 총무장관이 "이 결의안은 팔레스타인 국민의 저항을 위한 진보"라고 말했다며 카타르 알-자지라 위성방송이 보도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13일 팔레스타인을 사상 처음 국가로 인정하고 즉각적인 폭력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의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을 공식 환영했다.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미국이 즉각적인 테러와 폭력 선동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을 안보리 결의안에 포함시킨 노력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각국 반응=러시아를 비롯 프랑스와 스페인 등 유럽국가들은 13일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통과를적극 환영했다.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타르-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2개의 국가가 존재하게 됐으며 이들 국가는 평화롭게 존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도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을 환영하고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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