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이 14일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대사관을 선택, 진입하게 된 배경은 아직 분명치 않다.
그러나 스페인이 유럽연합(EU) 순번의장국이며 대사관 경비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점이 난민지위를 요청할 대사관 선택에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베이징 현지의 정통한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EU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인권을 중시하고 난민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관대한 정책을 펴고 있는데다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어 EU회원국 대사관이 우선적으로 선택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이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이같은 국제 정치 상황에 대한 고려 외에도 중국 공안의 감시와 경비 상황도 탈북자들이 스페인 대사관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난민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국제기구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베이징주재 사무소는 지난해 4월 장길수군 가족이 진입해 한국행을 요청한 사건 이후 경비가 대폭 강화돼 진입이 어려웠을 것으로 외교관들은 보고 있다.
스페인 대사관이 위치한 베이징시 둥즈먼와이(東直門外) 산리툰(三里屯) 외교단지 역시 한국을 비롯한 각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어 공안이 항상 순찰을 돌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그리 쉽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 비해 스페인 대사관의 경우 정문 입구가 평소 넓게 개방돼 있고 경비원 수가 적어 탈북자들이 집단으로 진입하기가 용이했다고 외교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한편 이들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 난민지위 인정과 한국으로의 송환을 요청하고 있는 탈북자 25명은 당초 스페인 대사관이 아니라 독일 대사관에 진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이들의 탈출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출신 의사 노르베르트 풀러첸(44)씨는 탈북자들이 베이징 주재 독일 대사관에 들어가려고 계획을 세웠으나 전날인 13일밤 독일 대사관 주변 경비가 유독 삼엄해지자 이를 포기하고 다른 대사관을 물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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