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3개월만에 종합주가지수 860시대를 맞았다. 코스닥지수도 90선을 앞둔 89선까지 뛰어 올랐다. 고객예탁금이 사상 최고치(12조7천억원)를 기록하는 등 지표상으로는 다소 과열된 감이 없지 않지만 연중 신고가를 돌파한데다 대량 거래 분출이 없었다는 점 등에 미뤄 볼 때 '상투'의 징후 또한 나타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수가 이처럼 강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 증시의 간판주인 삼성전자는 최근 맥을 못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종합주가지수의 '판박이'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상이한 궤적을 그리고 있어 주목된다.
종합주가지수가 3월7일 829.44에서 3월15일 860.36으로 30.92 포인트( +3.72%) 오르는 동안 삼성전자는 오히려 35만6천원에서 33만원으로 2만6천원(-7.30%) 내렸다.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5일 오르고 2일 내렸지만,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동안 3월12일 단 하루 올랐을 뿐 6일 내내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은 외국인들의 줄기찬 매도 공세다. 3월6일 이후 외국인들은 무려 8거래일 동안 모두 7천억원대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인들의 매도 공세의 배경에는 현 주가가 이익 실현의 단계까지 온데다 무엇보다 D램 현물가격이 2/4분기에 횡보 또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D램 현물가격이 하향 추세로 접어들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12개월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45만원으로 내리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강세 없이는 지수 상승도 없다는 것은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져 왔다.그렇다면 삼성전자가 만일 약세를 보인다면 국내 증시의 1천 포인트 돌파는 요원한 꿈일까.이와 관련해 동부증권은 15일 시황을 통해 '삼성전자의 강세 없이는 지수 상승도 없다는 논리에 반대한다'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시가총액 상위 6개사보다 다른 종목의 이익 증가율이 높기 때문에 향후 장세 흐름은 옐로칩이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가 지수 1000 포인트 시대를 열려면 삼성전자보다 통신업종의 강세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사이버애널리스트 김경수(필명 초생달)씨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반도체업종의 바통을 통신주들이 이어 받아야만 시장의 강세가 꺾이지 않는다'며 '실제로 최근 국내증시에서는 LG텔레콤,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통신주들이 시세를 내며 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엘리어트 파동이론상 현재 900포인트 언저리에서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신규매수는 자제하되 보유종목은 추세가 무너질 때까지 들고 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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