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1 첫달에만 100만원, 짓누르는 공교육비

"등록금과 입학금이 30여만원에 교복값이 12만원, 책값과 참고서값 외에 방송교재비가 18만원씩이나 하고, 큰 아들 고교 입학 시키느라 이달에만 100만원 넘게 들어갔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가뜩이나 힘겨운 가계에 교육비가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 학부모들은 공교육을 시키는데도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며 부교재 축소, 각종 잡부금 근절 등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의 경우 올해 의무교육으로 바뀌면서 등록금 부담이 없어졌지만 중학교 2, 3학년생이나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새 학기에 드는 돈이 1인당 100만원 안팎에 이르고 있다.

고교 1학년생 자녀를 둔 한 교사는 "과목별 참고서나 문제집 외에 속속들이 활용하지도 않는 EBS 방송교재까지 일괄 구입하라는 것은 이중 부담"이라면서 "부교재를 줄이든, 방송교재 구입을 자율 선택으로 하든 학교측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고교생의 경우 3개월 단위로 내는 등록금에 점심 급식비와 저녁값, 특기.적성교육비, 자율학습비, 각종 교재비 등을 포함하면 매달 들어가는 돈만 평균 30만원을 웃돈다는 것. 박모(48.대구시 대명동)씨는 "학교에서 반강제로 자율학습을 시키면서 저녁 급식을 안 하니 거기에 드는 돈도 만만찮다"면서 "이런저런 명목으로 학교에 내거나 써야 할 돈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이같은 공교육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학교 외에 학원 수강이나 과외까지 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가계 지출 가운데 교육비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김연주(46.여.대구시 범물동)씨는 "중.고생 두 아이의 학원비까지 하면 수입의 반은 교육비로 나가는 셈"이라면서 "공교육비 부담이 커지면 그만큼 내실화해 사교육비 부담이라도 줄여줘야 할 게 아니냐"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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