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젊은별'줄고 '늙은 별'늘어 우주, 흰색에 가깝다

◈미 존스 홉킨스대 연구팀 주장

우주는 어떤 '색'을 가졌을까.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며, 오색찬란한 '우주의 색'을 꿈꾼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런 과학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이반 볼드리와 칼 글래이즈브록 박사는 최근 '우주는 흰색에 가깝다'며 올해 1월 자신들의 주장을 번복했다. 이 두 과학자는 지난 1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천문학회 모임에서 '우주는 터키석과 같은 청록색'이라고 밝혔었다.

그렇다면 대체 '우주의 색'은 무슨 근거에서 나온 것일까. 사실 '우주의 색' 논란은 우주가 노령화(?) 되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새로운 별의 탄생 비율을 연구하다 나온 '부산물'이었다.

우주의 색은 우주에서 나오는 모든 가시광선을 섞어 평균한 '색'을 의미한다. 연구자들은 지구로부터 20억 광년(1광년=10조km) 범위내에 있는 20만개가 넘는 은하수를 관찰, 여기에서 나온 빛을 모두 합쳐 '우주의 색'을 만들어냈다.

연구자들은 먼저 각기 다른 은하수로부터 나온 색에 수치값을 부여한 뒤, 이들을 합하고 평균해 은하수들의 색을 구성하고 이것을 '우주 스펙트럼 그린'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결국 우주의 색은 연구자들이 고안해 낸 우주 스펙트럼의 중간에 위치한 '색'을 가리키는 셈이다.

따라서 인간이 지구에서 실재로 우주의 색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주의 색'은 우주가 멈춘 상태에서 모든 은하수를 똑같은 거리에서 동시에 봐야만 시야에 들어올 수 있다.

볼드리와 글래이즈브록은 지난 1월 우주의 색이 '청록색'이란 것은 애당초 우주는 수많은 젊고 뜨거운 별들로 인해 푸른 색에서 출발했으나, 별들이 나이가 듬에 따라 붉고 커져간데다 새로 태어나는 별도 점차 줄어들어 색이 변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우주는 과거에 비해 점점 더 '새로운 별'의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우주의 색'에 대한 이의는 뉴욕 로체스터 기술연구소의 문셀컬러과학실험실에서 제기했다. 볼드리 팀이 연구에 사용한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를 담당한 컬러 기술자가 '화이트 포인트'를 실재보다 더 붉게 입력해 연구결과를 왜곡시켰다는 반박이었다. '화이트 포인터'는 다른 종류의 조명 아래서 빛이 인간의 눈에 흰색으로 보이는 '포인트'를 말한다.

글래이즈브록 박사는 "반론에 당혹스러웠지만, 이것이 과학이다"며 "우리가 실수를 했다면 잘못을 인정해야 하고, 이런 방식으로 과학은 진보한다"고 말했다.

문셀컬러과학실험실은 현재 볼드리, 글래이즈브록 박사팀과 함께 더욱 인상적인 우주의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공동작업을 벌이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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