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북 25명 마닐라 체류 표정

15일 밤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한 탈북자 25명은 안도속에 하룻밤을 보내고 16일 오전 안전한 장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게 현지 관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관리들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일반인들의 출입과 보안이 엄격히 통제된 미공개장소에서 한국과 필리핀 양국 관계당국의 철통경비 속에 한편으로는 안도감으로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마닐라 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탈북자들이안전한 지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들의 건강 등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도착 일정이 당초 17일에서 16일로, 다시 내주초설이 제기되는 등 오락가락하는 통에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관리들은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탈북자들이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마닐라 시내 마카티시 퍼시픽스타빌딩에위치한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에는 토요일 휴무임에도 불구하고 손상하 대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대부분 출근, 탈북자들의 안전에 신경을 쓰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탈북자 25명이 마닐라에 도착하기 전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며 "이들이 무사히 편안하게 서울에 도착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최선의 노력을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 난민지위 인정과 한국행을 요구하며 농성하다 중국정부에 의해 '추방'된 탈북자 25명이 15일 밤 9시 47분(한국시간 밤 10시 47분)께 중국 남방항공 CZ-377편으로필리핀 마닐라의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이들을 맞은 정부 관계자들은 탈북자들이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중국을 떠나와 자신들이 희망해온 서울로 갈수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감 때문인지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분위기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다만 우리 정부와 필리핀측 관계자들은 신변안전상의 이유로 탈북자 25명이 체류할 장소는 밝힐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마닐라의 공항 관계자들은 이날 밤 탈북자들이 탑승한 남방항공 여객기가 아키노 공항에 도착한 즉시 일반 기자들이탈북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로일로 골레즈 필리핀 국가안보보좌관도 자신이 직접 공항에 나가 탈북자들을 만났다고 밝히고 이들이 "3일내로" 필리핀을 떠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했다.

○…16일 오전 9시 40분 외교부 대책반장인 이태식(李泰植) 차관보는 기자간담회에서 "탈북자 처리에 관한 한국측의 입장을 배려하라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필리핀 정부가 오전 9시 10분께 종전의 우리 입장을 수용한다는 뜻을 통보해왔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필리핀측이 우리측의 당초 입장을 수용, 그간 오락가락하던 탈북자 25명의 서울도착 일정이 대한항공 KE-622편을 통한 18일 오후 5시 20분으로 최종확정됨에 따라 "이제야 어느정도 탈북자 사건이 마무리돼가는 것 같다"며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

정부는 이와 함께 탈북자들이 비교적 안정된 심신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들중 일부 탈북자의 경우 심신이 극도로 피폐한 이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16일 오후 7시40분에 서울을 출발하는 필리핀항공 PR-469편으로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을 급파했다.

○…한편 탈북자 25명은 마닐라 니노이 아키노공항내 안가에서 한국과 필리핀정부의 철통경비 속에 지속적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얘기가 마닐라 현지에서 나돌았다.현지 관리들은 "이곳 시설은 통제구역으로서, 필리핀 정부가 탈북자들을 위해 마련한 시설"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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