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자원봉사자는 경기장 밖 대표선수다. 대구시민의 친절과 문화의식 수준을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월드컵을 두달여 앞둔 가운데 대구시와 월드컵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선발된 2천700 여명의 월드컵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소양 등 직무교육과 현장실습교 육을 함께 실시하고 있다.
통신, 통역은 물론 관람객안내와 검표, 수송, 의료, 전산보조, 교통 등 자원봉사 자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이때문에 지역 월드컵 행사의 성 패는 이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때부터 국내에서 치러지는 크고 작은 행사에 매 번 자원봉사자로 나섰다는 김종도(66.대구시 남구 봉덕2동)씨는 이번 월드컵에도 예외없이 참여한다.
김씨는 "예전 공무원으로 일할 때부터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하 고 싶었다"며 "이번 월드컵은 IMF 이후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성공적 개최를 위해 모든 국민이 합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인터넷에 동호회를 만들어 소식 교환과 분야별 노하우를 서로 전 수하고 친목모임도 수시로 열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 운영자 공영준씨는 "그라운드 밖 대표선수, 민간외교관이라는 자부 심을 갖고 대구의 좋은 이미지를 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통역의 경우 아 직 문제점이 적지 않다.
현재까지 대구시가 확보한 통역자원봉사자는 443명. 영어, 일어, 중국어 등 3개 국어 지원자가 전체의 91.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불어(13명), 러시아어(4명) 를 비롯 독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등 다른 6개국어 통역 자원봉사 자는 38명에 그치고 있다.
월드컵조직위 대구운영본부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통역 자원봉사자로 선발된 171명중 영어, 불어, 스페인어가 145명으로 특정언어 편중 현상이 심각하다.
특히 대구에서 예선전을 치르는 덴마크, 슬로베니아어 등은 지원자가 전혀 없어 선수단 통역 서비스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다.
월드컵기간 중 3천여명의 슬로베니아인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에 슬로베니아어 전공자가 전무한 상황이어서 대구시는 외교통상부 등에 협조를 구하 느라 애를 태우고 있다.
또 대구시 월드컵지원반은 주일본 슬로베니아 대사관에 협조공문을 띄우는 등 대 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월드컵조직위 대구운영본부는 궁여지책으로 슬로베니아어 와 비슷한 러시아어를 이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덴마크 경우도 적지않은 관광객들이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어 관 계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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