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2단계 테러전 목표인 이라크 공격이 아랍권과 유럽 등지의 반대여론에 밀려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아랍권의 반발=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딕 체니 부통령을 영국과 이라크 주변 중동권 11개국에 파견해 이라크 압박외교를 펼쳤으나 아랍권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파드 국왕과 압둘라 왕세자는 16일 체니 부통령에게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자국 기지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니 부통령은 사우디에 이어 바레인, 카타르에서도 미국의 대 테러전 협조를 요청했으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으며 18일 9번째 순방국인 쿠웨이트에서 자비르 알 아흐마드 알 사바 국왕 등과 회담할 예정이지만 이라크 공격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유럽권의 반대=영국과 독일, 러시아에서도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의 클레어 쇼트 국제개발장관은 17일 "영국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을 강행할 경우 장관직을 사퇴하겠다"고 경고하고 "최선의 방법은 이라크가 유엔사찰단의 재입국을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토니 블레어 총리외 상당수 영국 각료들은 대 테러전의 이라크 확전을 반대하고 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도 이날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보다는 이라크에게 군비축소를 위한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 역시 미국NBC방송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이라크 군사공격 계획과 관련한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면서 이라크 공격 반대입장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대 이라크 확전 전망=체니와 비슷한 시기 중동국가들을 방문한 이라크 권력서열 2위인 이즈자트 이브라힘 혁명지휘위원회(RCC) 위원장은 이라크 공격에 대한 반대여론을 결집시켰다.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미국은 체니 부통령의 중동 순방에 맞춰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임을 인정하는 유엔결의안을 지지하는 한편 샤론 이스라엘 총리 정부의 강경책을 비난하는 등 유화책을 펼쳤다.
그런데도 아랍국가들은 체니 부통령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유는 무얼까? 한 이집트 관리는 "아랍국가는 아프가니스탄과는 다르다"며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아랍국가 지도자다"라고 말했다.
이집트와 요르단 등 아랍국가에서는 체니 부통령의 방문에 맞춰 대규모 반미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압력이 아무리 거세다 해도 아랍 지도자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편들기에는 여론이 너무 험악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독자적으로 대 테러전을 이라크로 확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이 경우 미국은 중동 국가들의 반대로 군사기지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언론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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