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못볼 것을 봤다'는 그돈의 정체는

특검수사 만료 1주일을 앞두고 대통령아들의 친구 김성환씨가 꼭꼭 숨겨논 수십억원대 차명계좌의 꼬리가 밟혔고, 그에의해 치밀하게 세탁된 수억원이 김홍업씨에게 건너갔다는 사실이 마침내 특검에 잡혔다.

이용호게이트와는 직접관련이 있는것 같지 않다는 특검의 추측이 맞다면, 이 거금의 '정체 불명성'으로 보아 김성환씨가 여권의 정치자금 또는 아태재단 자금 관리인이었을 가능성에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

일이 이렇게 되면 아태게이트라는 '용두(龍頭)'와 이용호게이트라는 '사미(蛇尾)'가 합쳐져 비로소 '용두사미'라는 얽히고 설킨 사건의 실체가 잡히게 되는 것이니, 특검이든 '이명재검찰'이든 간에 이 초대형 '블랙스캔들'이 부디 용두사미 꼴이 되지않게 철저히 수사 하길 바랄 뿐이다.

특검은 최근의 계좌추적에서 김성환씨가 관리한 출처불명의 자금이 10억원 이상이며, 수억원이 김홍업씨에게로 건너갔고 또 이돈이 코스닥 등록업체인 H업체를 통해 집중 세탁됐음을 확인했다고 한다.

특검은 또 이돈의 일부가 이름대면 다 아는 여권인사의 손을 거친 단서도 포착했다고 한다. 특검팀의 입에서 '평생 구경해보기 힘든 액수''못볼 것을 봤다'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면 이건 뱀꼬리(이용호게이트)가 아닌 용머리 즉 '정치자금'의 구린내가 난다는 암시가 아닌가 하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봐서는 안될' 이 돈이 특검 수사범위 밖에 있는 것이라면 특검은 이 돈의 정체를 최대한 파헤쳐 '이명재 검찰'에 넘겨야 하고, 이명재 검찰은 김현철 사건의 재판(再版)이 될지도 모를 이 사건의 실체를 국민앞에 명쾌히 밝혀내야 한다. 이것만이 정치검찰의 오명을 씻겠다는 대(對)국민 약속의 실현이다.

돈세탁처를 제공한 H사도 철저히 수사해야 함은 물론이다. 당초 자본금 1억7천만원이었고, 코스닥 등록후인 2000년 자본금 81억, 매출액 630억원 규모의 인테리어 업체로 급성장했다는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당연히 특검팀은 볼 것을 본 것이지 못볼 것을 본게 아닌 것이다.

또한 우리는 아태재단 이수동씨와 내통한 검찰간부가 이 사건의 조속한 마무리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 이씨와의 통화사실만 시인하고 내통은 하지않았다고 버티지만 이게 어디 시중의 간통사건이란 말인가. 내통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수동씨가 외국으로 도망친 작년 11월에 그토록 통화가 잦았다면 도덕적 비난은 피할 길이 없다. "얼마나 조마조마 할까, 차라리 확 불고 말지" 국민들의 생각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