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17일 광주·대전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은 이른바 대세론과 대안론의 양강구도로 초반판세를 갈라놓았다. 광주에서는 노무현 후보가, 대전에서는 이인제 후보가 각각 1승씩을 주고받았다.
◇대세론과 대안론 대결=노 후보는 광주에서 595표(37.9%)를 얻어, 491표를 얻는데 그친 이 후보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이 후보는 예상대로 대전에서 894표(67.5%)로 1위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광주에서의 노 후보 승리를 두고 '내적 1등 공신은 천정배, 외적 1등 공신은 문성근'이란 말이 나온다. 노 후보가 바람을 일으킨 데는 개혁파 의원인 천정배 임종석 이재정 의원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고 여기다 김근태 고문의 사퇴로 인한 개혁성향의 표가 쏠렸기 때문이라는 것.
또 전국 각지를 돌며 경선장 마다 얼굴을 내밀며 분위기를 이끈 영화배우 문성근·명계남씨 등이 표를 몰아주었다.
한편 대전에서 이 후보에게 70% 가까이 몰표가 쏟아진 것은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이는 노 후보의 대안론이 뜨면서 반격심리가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남후보의 선전과 호남불가론=영남후보인 노 후보의 선두권 안착과 더불어 김중권 후보는 광주에서 4위(148표, 9.4%), 대전에서 3위(81표, 6.1%)를 차지, 합산 4위에 그쳤다. 그러나 지역적 연고나 기반이 얕고 경선직전 언론사간 여론조사 결과가 극히 저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측은 "광주의 경우 막판 지지세가 호전돼 3위까지 내다봤으나 호남정서를 극복하지 못했고 대전에서는 지역몰표가 쏟아져 반등이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갑 후보는 광주에서 1위까지 예상했지만 3위(280표, 17.9%)에 그쳐 또다른 이변을 낳았다. 당초 광주지역 6개 지구당 중 4개 지구당에서 지지를 보내와 압승이 예상된다며 기세를 올렸지만 표심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더이상 호남후보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호남불가론이 표심을 갈랐지 않았느냐는 얘기도 나왔다. 한 후보측은 "할 말이 없다. 충격이다"며 침통해 했다.
◇투표율 저조=제주 85.2%, 울산 71.4%, 광주 81.0%, 대전 71.2%로 투표율이 들쭉날쭉이다. 이처럼 선거인단의 동원력 여부가 승패의 관건이 되면서 후보군마다 조직력을 풀가동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도시권(제주·울산·광주·대전) 투표와 달리 향후 2주간 예정된 충남(23일)·강원(24일)·경남(30일)·31일(전북) 경선은 선거인단이 직접 천안·춘천·마산·익산까지 원정나와 '출장투표'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를 낳을 소지가 충분하다.
민주당 선관위 관계자는 "공모당원의 투표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각 후보마다 자신을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얼마나 '모셔 오느냐'가 중후반 판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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