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워드 사용 보편화 학생들 쓰기 엉망

컴퓨터로 숙제를 하고 시험까지 치르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심지어 중고생에게 쓰기공부를 새로시켜야 할 만큼 학생들의 필체와 맞춤법이 엉망이 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깨끗하게 보여야 점수를 딴다'는 그릇된 생각으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1학년들 숙제까지 컴퓨터로 지도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읽기수준은 높은 반면 글쓰기는 아예 못하거나 거부하는 초등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최근엔 이런 현상이 고학년으로 퍼지자 보다 못한 일부 교사들은 1, 2학년 과정인 글쓰기와받아쓰기를 5, 6학년생들에게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은 컴퓨터 워드프로그램으로 작업할 경우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저절로 해결돼 힘이 덜들고, 친구끼리도 e메일로 편지를 주고받는게 편하다며 컴퓨터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특히 초고속 통신망이 보편화된 1세대격인 도시지역 5학년 이하 초등학생들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것.

포항 모초교 교사는 "컴퓨터 키보드로 글을 쓸 때는 오.탈자가 거의 없는 학생들도 연필로 직접 쓰게 하면 철자법을 몰라 허둥댄다"며 "심지어 필체도 엉망이어서 고학년인데도 불구, 글씨를 알아보기가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포항 한 초교에서는 전교생 중 70%가 지난 겨울방학 전교생 공통숙제였던 독후감을 컴퓨터 워드로 작성해 제출했다.

또 세시풍속이나 위인(偉人) 등 참고자료를 활용해야 하는 과제물은 아예 인터넷에서 바로 출력하거나 친구 과제를 복사해 제출, 숙제를 하고도 무슨 내용을 공부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는 것.

서예학원 강사 정영희씨는 "새 학기 들면서 쓰기특강을 받으러 오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다"며 "특히 연필쥐는 법도 제대로 모르는 초교 5, 6학년생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중학생도 새로 쓰기를 배우러 온다"고 말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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