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文시장 비자금 괴문서

문희갑 대구시장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가·차명 계좌를 통해 관리해 온 내역과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밝히지 않은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내용의 문건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부, 시민단체,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에서는 문건의 공개와 진상규명,문 시장 사퇴,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으며, 이 문건이 20일 우편으로 강재섭 한나라당 대구시지부장에게전해져, 오는 4월 초 한나라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말 부터 한나라당 주변에서 나돌기 시작한 이 문건은 10년여간 문 시장의 최측근으로활동한 이모씨가 자신이 관리해오던 문 시장의 비자금과 부동산에 관한 자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자들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중순 한나라당 대구시지부 고위 간부를 지낸 김모씨에게 이 문건을넘겼으며, 김씨는 지난달 말 이회창 총재에게 사본 1부를 건넸다는 것이다.

이 문건에는 문 시장이 투신사에 가.차명 계좌를 이용,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관리해오다 2000년과2001년에 걸쳐 인출한 내역을 예금주명, 인출일자, 비밀번호 등과 함께 기록하고, 인출시 수표의 금액과 매수 역시 상세히 기록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씨의 명의로 제주도에 2건의 부동산(4천평)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내용의 메모와 등기부등본, 그리고 대구시 남구 대명동 소재의 주택을 차명으로 문 시장이 소유하다 이를 ㅂ건설에 매각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료와 관련, 김씨는 "이씨가 소유하고 있던 자료를 지난달 갖고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전달해 시장선거에 못 나오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며 "이를 지난달 26일 이 총재에게 전달한 바 있으며 이씨의 주장과 증언을 담은 2시간 분량의 녹음테이프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0일 오전 "이 자료를 나에게 넘겨준 사람의 요청이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던 만큼 이를 당에 넘겨 짚고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문건이 파문을 일으키자 대구참여연대, 달구벌직장협의회는 19일 성명을 내고 문 시장의 공식적인해명과 한나라당의 자료 공개 그리고 검찰의 수사착수를 촉구했다.

민주당 대구시지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진상규명과 문시장의 해명과 시장직 자진사퇴 그리고 한나라당의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 시장은 20일 오전 출마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비자금이라는 돈의 출처는 지난 91년 대구서갑 보궐선거를 치르고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선거 이후 지금까지 비자금에 대해 개인 용도로 사용하거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문 시장은 또 "지난 10년간 자금을 관리한 이씨가 이 내역을 알고 있으며 대구경제연구소 운영비 등으로사용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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