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서 네 번째 궤도를 도는 화성(Mars)은 우주인이나 외계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행성이다. 희박하지만 대기가 있고, 지구와 같이 계절의 변화가 있으며, 물이 흘렀던 흔적 등은 지구와 비교해 보면 생물이 살고 있을(또는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만드는 많은 요인들이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화성인의 존재를 믿고 있다.
이 영화는 이런 사람들을 위한 영화인지도 모른다. 영화에 등장하는 얼굴 모양의 지형은 1976년 NASA의 화성탐사선 바이킹이 화성 사이도니아 지역에서 찍은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화성 음모론(NASA가 화성인의 존재를 숨기고 있다)을 제기한 바로 그 사진이다.
2001년 NASA가 더 정밀한 사진으로 자연지형임을 밝혔지만, 영화에서는 그 사진이 화성인의 인공 건축물이라는 가정 하에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그러나 화성에는 인간의 얼굴을 닮은 바위도 없으며, 거대한 피라미드도 없다. 또한 물이 흘렀던 흔적만 있을 뿐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르지도 않으며, 온통 산화철이 풍부한 사막 같은 지형만 펼쳐져 있다는 것이 전부이다.
물론 이러한 사실은 화성에 생명체가 없다든지 없었다는 증거는 되지 못한다. 다만 알려진 사실로 추론해보면, 화성에는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 뿐이다.
영화에서 화성 탐사대가 보낸 연락을 우주정거장에 있는 관제실에서 20분 후에 수신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화성에서 송신한 전파가 도달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화성이 지구와 가장 먼 위치인 합(화성-태양-지구)의 위치일 때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2.5AU(천문학 단위로 지구와 태양간의 평균거리가 1AU)가 되며, 이때 빛이나 전파가 도달하는데 20여분의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영화에서 루크는 탐사대원을 모두 잃고 화성에서 혼자 6개월을 살아 남았다. 그는 구조대에게 온실에서 식물에게 이산화탄소와 빛을 줬더니 산소와 음식이 나왔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영국의 프리스틀리가 밀폐된 용기 안에 식물과 생쥐를 넣은 뒤 생쥐가 살아 남는 것을 실험했던 장면과 유사하다.
녹색식물이 엽록체에서 빛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도당을 만들어내고 산소를 배출하는 과정인 광합성은 대단히 복잡하고 정교해 아직도 인공적으로 만들지 못한다.
1600년대까지 사람들은 식물이 흙 속의 양분을 먹고 산다고 생각했다. 이후 벨기에의 화학자이자 의사였던 헬몬트가 버드나무를 키워, 늘어난 버드나무의 무게와 줄어든 흙의 무게를 비교함으로써 흙 속의 양분으로 자란다는 것은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 그러나 헬몬트 역시 물이 광합성에 필요하다는 사실은 모른 채 식물이 물을 먹고 자란다고 주장하는 오류를 범했다.
구미.진평중 교사 nettrek@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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