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H-H 콤비는 한국축구의 축"

핀란드와의 평가전을 지켜 본 축구 전문가들은 팬들은 역시 한국축구의 중심은 'H(황선홍)-H(홍명보) 콤비'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10년 넘게 대표팀을 지켜 온 맏형 황선홍(34.가시와 레이솔)은 한국의 오랜 골가뭄을 단숨에 해갈시켰다.

이날 경기전까지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에 총 92경기에 출전해 46골을 넣은 황선홍은 후반 막판 2골을 몰아넣으며 '킬러' 찾기에 고심해 온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후반 19분 그라운드로 나선 황선홍은 22분 위력적인 슈팅을 날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42분과 44분 오른발과 헤딩으로 잇따라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황선홍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부터 한국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지만 잦은 부상과 큰 경기에서 제 몫을 못해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불운한 골잡이'라는 불명예스런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94년 미국 월드컵 독일전에서 골을 기록한 그는 절정기인 98년 프랑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중국과의 친선경기에서 부상, 본선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지난해 4월 카이로에서 열린 이집트 4개국축구대회 직전에도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에서 2골을 성공시키며 그의 존재를 재확인했고 대표팀의 해결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6월 이후 9개월만에 태극마크를 단 홍명보(33·포항)는 믿음직스러운 플레이로 체력이 떨어진다는 일부의 우려를 씻어냈다.

홍명보의 노련한 수비와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은 어느 때보다 빛났다. 1주일전 튀니지전보다 훨씬 안정된 플레이로 힘있는 공격수들을 꽁꽁 묶어 '적장' 무리넨 감독 조차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 무리넨 감독은 "홍명보로 인해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며 그를 극찬했다.

이날 121번째 국가대표팀간경기 출전으로 차범근 전 대표팀감독이 보유한 최다출전기록과 타이를 이룬 홍명보는 포백수비의 중심에 서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수비수와 공격수들의 중간에서 플레이 전체를 조율한 것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공격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아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저없이 볼을 몰고 공격진영까지 올라 와 날카로운 전진패스로 상대 수비수들을 혼란시키기도 했다.

홍명보는 노련미와 리더십, 카리스마를 앞세워 고질적인 한국의 수비불안을 치유하고 있다.

김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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