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 대구시장이 20일 한나라당의 시장 후보 경선 불참을 전격 선언함에 따라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3선 출마 여부. 문시장은 이날 경선 불참 의사는 밝혔지만 재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따라서 문 시장 발언의 해석 여부에 따라 출마 강행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다.
한나라당과 지역 정가에서는 문 시장 발언의 배경을 두고 여러가지 해석이 떠돌고 있으며앞으로 행보에 대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문시장의 출마 포기를 가정해볼 수 있다.문 시장의 한 측근은 "시장이 당분간은 출마 여부에 대한 발언을 아낄 것으로 보이며 솔직히 측근들조차 출마 여부에 대해 알 수 없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후보 경선 불참을 선거 출마 포기로 보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밝혔다.
평소 '자존심'과 '소신'이 남다른 문 시장이 가장 믿어왔던 측근과 한나라당 인사들에 의해 비자금 파동이 일어남에 따라 출마 포기를 결심했을 수 있다. 실제 문 시장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40년 공직 생활 기간 동안 청렴을 트레이드 마크로 알고 살아왔다"며 이번의 문건 파문으로 자존심이 상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경선 불참'을 다른 길을 통한 본선 출마의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모 중진 의원은 "문 시장이 경선 불참을 통해 자신을 합의 추대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시장 후보로 문 시장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만큼 당으로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시장 측근들이 비자금 파동의 배후로 당내 일부 인사들의 개입과 이에 따른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도경선 불참이라는 '초강수'를 통한 합의 추대론을 얻어내기 위한 정치적 행보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여기에다 문 시장이 경선 불참에 앞서 자신의 경쟁력과 무소속으로 나오더라도 이길수 있다는 여론조사를 공표한 것도 이러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탈당 후 무소속이나 신당 행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문 시장 캠프의 한 인사는 "마지막 궁지에 몰릴 경우 시장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주변에서 강력하게 무소속 출마를 강권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다져온 기반을 바탕으로 할 때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결론을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자금 문건'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현실적으로 그같은 결정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비자금 문건을 당에서 갖고 있어 진위 여부를 떠나 공개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문 시장이 무모한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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