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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콜라 독립을 넘어서

9.11테러와 테러와의 전쟁, '악의 축' 발언, 그리고 동계올림픽 이후 '우리에게 미국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구심이 고조되고 있다. 해방 이후 미국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 분야는 정치.경제.외교뿐만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미국을 이야기며 우리도 모르게 미국에 종속되어 있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책을 쓴 최준식은 현재 한국이 성취한 경제력만큼 문화 인프라가 강해지는 길을 미국의 문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비판하는 것은 미국 문화의 무비판적 수용일 뿐, 수용 자체가 아니다. 더욱이 잃어버린 전통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거로 돌아가자는 국수주의는 더욱 아니다. 사계절 펴냄, 9천원.

◈한.중.일 3국인 여기가 다르다

조선족 일본 유학생인 저자(김문학)가 한.중.일 3국의 문화를 재미있게 설명한 책. 3국을 하나의 시각에 넣어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조명한 기획력이 이채롭다.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일본 문화에 대한 편견과 오해,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대국(大國)의식, 일본인들의 겉과 속이 다른 문화적 환경을 세 나라의 관점에서 동시에 비교, 관찰하고 있다.

문화 현상을 나열하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각국의 역사, 지리, 사고 및 행동 양식 등을 서술하는 과정에서 저자의 전공인 비교문화론적 시각이 반영돼 있다.저자는 동양이 주인되는 세계화를 위해서는 3국이 일치 단결해 아시아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일문화교류센터 펴냄, 8천원.

◈섹슈얼리티의 매춘화

저자 캐슬린 배리는 세계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매매춘 사례와 매매춘 반대운동의 역사를 제시하며 매매춘 뒤에 숨겨진 구조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매매춘의 문제 접근 방식에 있어 일체의 성 착취를 범죄로서 금지하되 매매춘 여성을 이러한 사회적 범죄의 행위자가 아닌 피해자로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같은 관점이 정립될 경우 매매춘 여성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회적 프로그램들은 범죄 피해자에 대해 사회가 마땅히 책임을 감당해야 할 정당한 구제 조치로 자리매김된다. 삼인 펴냄, 2만원.

◈루시는 최초의 인간인가

저자 이브 코팡은 도널드 요한슨과 함께 우리에게 최초의 인간으로 알려진 '루시'를 발견한 프랑스의 고인류학자. 우주의 탄생, 생명의 출현, 인간의 기원과 진화의 장대한 역사가 담겨져 있다. 그는 화석의 해부학적 특성과 연대측정으로 루시가 인간의 직계조상이라고 여겼으나 이후의 연구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

루시의 무릎뼈 연구를 통해 루시는 두발 보행과 수상(樹上)이동의 두 가지 이동 방식을 갖춘 특이한 존재임이 밝혀졌고, 오히려 동시대의 다른 종(種)이 루시보다 훨씬 인간과 닮은 모습을 지녔다는 것.

이브 코팡은 아직까지 루시가 인류의 직계조상이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힌 학자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한다. 한울림 펴냄, 1만4천원.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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