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아이 이렇게-혼자두기

세금도 내야하고 시장도 봐야하지만 아이가 둘 이상인 엄마들은 집을 비우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을 주렁주렁 달고 바깥일을 보자니 여간 성가시지 않다. 그렇다고 어린 아이를 집에 두자니 걱정되고…. 금방 돌아오리라는 생각에 잠든 아이를 홀로 두고 집을 비웠던 한 어머니의 인터넷 사연을 옮긴다.

"오늘 오후의 일이에요. 작은딸(22개월)이 낮잠 자는 틈을 타서 큰딸을 데리고 시장에 갔습니다. 아이 둘 데리고 다니는 게 버거워서 작은딸 잘 때 종종 시장도 가고 은행도 가고 해서 오늘도 휑하니 다녀오자 하고 나갔지요. 바삐 시장보고 돌아오려 하는데 큰딸이 갑자기 큰일이 보고 싶다고 해서 생각지 않게 시간이 더 걸려 좀 불안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씩씩한 작은딸이라 별 걱정 않고 집에 왔습니다.

그런데 거실에 들어선 순간 느낌이 좀 이상했지요. 식탁 위에 놓여 있던 사탕도 하나 없어지고, 안방 문도 조금 열려 있는 게…. 문을 살며시 열고 들어갔는데….작은딸이 손에 그 사탕 하나 쥐고 눈에는 눈물방울 그렁그렁 맺힌 채로 침대에 가만히 웅크리고 있더군요.

갑자기 왜 눈물이 나오는지. 엄마를 보고 우는 아기를 가슴에 안고 제 자신을 욕하며 아이한테 미안하다고 수없이 얘기해 주었답니다. 사랑하는 내 아가 정말 미안해…".

대구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성현란 교수는 잠에서 깬 아이가 혼자임을 알게 되면 어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공포를 느낀다고 말한다. 또 늘 내 곁에 있다고 믿었던 엄마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정서발달에 영향을 주고 물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특히 8개월에서 12개월 정도의 아이라면 엄마의 얼굴만 보이지 않아도 엄마가 없어졌다고 생각해버린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옆방에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만으로는 위안을 얻지 못한다고 한다. 성가시고 비효율적이다 싶어도 엄마가 아이를 집에 홀로 남겨두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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