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이버 동호회 삶이야기

'삶 이야기 동호회'는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봉사모임이다. 30~40대 회사원과 주부, 교사, 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계층의 중년들로 구성돼 있다. 소년소녀가장들을 찾아 돕는 것이 모임의 취지. 부모 없이 어렵게 삶을 꾸려나가는 이들에게 부모가 되 기도 하고, 언니 형님이 되어주기도 한다. 그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이 동호회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한미르에 모임이 결성되면서 지난해 1월 출발했다. 인천에 사는 김영덕씨가 처음 발의해 시작됐다. 강원도에서 어렵게 청소년 시절을 보낸 김씨가 우리 주변의 많은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동호회 결성을 추진했다.

올해 1월에는 세이클럽에서도 같은 동호회가 결성돼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회원은 1900여명. 다른 인터넷 동호회에 비해 규모가 전국적이다.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이들은 서로 가진 것을 조금씩 보탠다.

많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쪼개 후원금으로 내기도 하고, 물품으로 대신하기도 한다. 또 자기 시간을 쪼개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쓰는 등 노력봉사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세이클럽 '삶 이야기 동호회'는 지난해 6월 대전에서 13명의 회원들이 첫 모임을 가졌다. 현재 회원은 190명. 영남지부 회원은 모두 21명이다. 온라인에서만 서로 뜻을 확인하다 매월 한차례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구체적인 계획을 주고 받는다. 조금씩 모은 후원금을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소년소녀 가장들을 직접 찾아나서 그들의 친구가 되어준다.

'삶 이야기' 동호회 영남지부장 문수진(42)씨는 중3, 초등1학년 두 자녀를 둔 가장이다. 직장에 다니면서 우연히 세이클럽 동호회를 검색하다 회원으로 가입했다. 온라인으로 서로 뜻을 전하다 모임이 참석하기 시작했다.

회원들과 함께 서해안 대부도에 있는 청소년복지수련원을 정기적으로 찾아 봉사해왔다. 미력이나마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싶어 회원이 됐다는게 동호회에 참여한 이유다.

경주에서 영상기획사를 운영하고 있는 시삽 정덕기(42.경주시 안강읍)씨도 세이클럽 '삶이야기 동호회'를 관리자 역할을 맡으며 동호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회원으로 가입하지만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회원은 많지 않다"며 "우리 사회 어려운 처지의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경주역에서 소년소녀 가장의 날 지정 백만인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캠페인에 서명자는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제부터 출발이다. 후원금을 내민 사람, 의류와 신발, 도서, 생활용품 등 물품을 전달하는 이도 있었다. 부산과 춘천에서도 서명운동을 가질 계획이며 대구에서도 조만간 서명운동을 시작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서명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11월 1일이 소년소녀 가장에게 어려운 시기인 겨울의 초입이라는 점도 소년소녀 가장의 날로 정한 이유의 한가지다.

문수진 지부장은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뜻있는 사람들의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삶에 지친 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삶 이야기 동호회'(www.i-salm.org)는 소년소녀가장들의 어려운 현실을 함께 아파하며 더불어 살아간다.

서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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