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경선 양강체제

민주당의 주말경선은 이인제.노무현 후보가 1승씩을 주고 받았다. 이 후보는 누적 득표율이 과반(52.6%)을 넘어'대세론'을 굳혔다고 반겼고 노 후보는 강원경선 승리가 갖는 의미에 기대를 걸었다.

◇강원경선을 보는 두 개의 시각=지역색이 옅은 강원지역은 지난 광주경선처럼 민주당 정서의 가늠자로 보는 견해가 다수였다. 때문에 노 후보의 승리는 7표차를 훨씬 능가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는 주장이 나온다.이 주장은 또 충청권에서 주춤했던 '노풍'이 태백(강원)의 높새바람을 타고 전북.경남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있다. 이 후보의 음모론 제기가 노풍을 효과적으로 막았다는 견해다. 이 후보측은 강원경선 직전 상당수 지구당위원장이 노 후보쪽에 가세해 10%이상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7표차에 불과, 안도했다는 것이다. 청와대를 겨냥한 음모론이 보수성향이 강한 강원지역에 먹혀 들었다는 얘기다.

◇충청권 몰표의 교훈=충청지역의 몰표현상이 여타 지역의 지역주의를 자극, 향후 몰표사태가 우려된다. 이인제 후보는 대전과 충남에서 각각 71.6%, 73.7%를 얻었다. 이는 영남에 연고가 있는 노무현.김중권 후보가 울산에서 나눠가진 득표율(34.4%+32.4%)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애초 충청권은 이 후보의 낙승예상 지역이라는 점에서 '노풍'의 견제는 지역주의를 넘어서지 못한 셈이 됐다. 김 후보는 "국민축제가 또다른 지역감정으로 얼룩졌다"고 했고 노 후보도 "13년간 지역주의와 맞서 싸우며 지역주의 피해만 입고 살았다"고 개탄했다.

◇영남 차별화 계속=김중권 후보는 23, 24일 충남.강원경선에서 노 후보와의 차별화에 안간힘을 썼다. 김 후보의 차별화는 정치권의 향후 예상되는 보혁구도와 일치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는 강원경선에서 "12월 대선은 개혁과 보수, 보수와 진보의 커다란 대결의 장이 될 것"이라며 "건강한 보수를 끌어오지 않고 믿음을 주지않으면 보수는 등을 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계개편론, 음모론 집중견제=노무현.이인제 후보가 서로 내건 정계개편론.음모론을 두고 나머지 3후보의 견제가 유난했다. 정계개편론에 대해 정 후보는 "아무 실익이 없는 정계개편론을 즉각 취소하고 중단하라"고 경고했고이 후보도 "그럴 바에야 국민경선을 왜 하자는 것이냐"고 했으며, 김 후보 역시 "민주당을 해체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음모론과 관련해서도 "김심과 청와대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육하원칙에 따라 밝혀라. 증거를 못대면 매터도이다(김중권)" "증거가 없다면 발언을 즉각 중단하고 취소하라(정동영)" "판 깨자는 것이냐. 협박정치라면 즉각 중단하라(노무현)"고 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이미 오래전에 제기된 정계개편을 지금와서 생트집을 잡느냐"고 했고 이 후보도 "유종근 전북지사가 탈당하면서 제기한 외압설의 실체를 밝혀달라는 요구였다"고 반박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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