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0억대 복권 잡아라"

◈이번 주말 발표예정 하루 수십장씩 구입 중독 복권족 급증

25일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대구시 달서구에서 복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10평 남짓의 한 복권방.

퇴근시간이 지나면서 넥타이를 맨 회사원, 술냄새를 풍기는 40대 중년 남자 4, 5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종류별로 진열돼 있는 복권을 10~20장씩 구입해 즉석에서 긁으며 이내 한숨을 연발했다.

지난해 휴직했다는 김모(34)씨는 "호기심에 산 복권이 100만원에 당첨된 뒤 재미를 붙여 이제는 하루에 수십장씩 긁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중독이 됐다"며 "이 때문에 아내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퇴근길에 직장 동료와 거의 매일 복권방을 찾는다는 정모(41)씨는 "매일 20장씩은 긁어본다"며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만 복권을 긁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마음을 털어놨다.

최근 인천의 한 자영업자가 국내 복권 사상 최고액인 55억원에 당첨된 이후 한동안 주춤하던 복권열풍이 다시 불며 복권에 인생을 맡기는 복권족이 늘고 있다. 복권족은 복권을 긁지 않으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매사에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을 통칭한다.

인터넷 복권업체 ㅎ사 관계자는 "편리성, 익명성 등의 장점으로 인터넷 복권 사이트 회원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번 주말 100억원대 빅슈퍼더블 복권 당첨자가 발표되면 복권 열풍이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복권족 증가에 따라 우리나라에는 복권 전문판매업소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기고 인터넷 복권 사이트도 급증해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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