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아건강365일-알레르기

항상 코가 막혀 입을 벌리고 자는 아이, 발작적인 기침으로 부모의 속을 태우는 아이, 가려움증으로 잠을 자지 못하고 보채는 아이….

어린이 5명 중 1명은 어떤 종류이건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 자동차 공해로 인한 대기오염, 과도한 인스턴트 식품 섭취, 아파트 거주 인구의 증가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알레르기란=면역계는 밖에서 들어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이물질 등에 대항하여 우리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물질에 대한 면역반응이 오히려 몸에 해를 끼치는, 즉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것을 과민면역반응 또는 알레르기라고 한다.

알레르기는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다. 부모 모두가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경우 아이가 알레르기 질환을 앓을 확률은 80%, 부모 가운데 한 사람만 알레르기가 있어도 60%나 된다.

◇태열로 시작하는 알레르기 행진=보통 알레르기성 체질을 가진 아이에게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증상은 '태열'이라고 하는 아토피성 피부염이다. 생후 1~2개월부터 얼굴의 양 볼에 습진이 나타나고, 가렵고, 잘 트게 되는 피부를 갖게 된다. 이 시기를 지나면 토하거나 설사를 자주하는 음식물에 의한 위장관 알레르기가 나타난다.

그러다 생후 6개월~1년쯤 되면 자주 기침을 하고 '색색'거리는 소리가 들리게 되고, 1~3세쯤 되면 갑자기 기침을 발작적으로 하고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천식이 찾아온다.

10살 전후부터는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를 자주하고, 코가 막히는 알레르기성 비염증상이 나타나고 일부에서는 눈이 가렵고 자주 충혈이 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 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질환들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순서대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이것이 군대에서 대열을 지어 차례차례로 행진하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알레르기 행진'이라 부른다. 물론 모든 환자가 이러한 경과를 차례대로 밟는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 체질은 개선 가능한가?=많은 부모들은 "알레르기 체질을 바꿀 비방은 없는가"라고 질문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알레르기 체질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알레르기 반응을 없애는 음식이나, 몇차례의 투약으로 알레르기 증상의 재발을 막는 약이나 주사는 없다.

그러나 알레르기 증상을 적절하게 조절해 아무런 불편없이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있다. 이런 약을 항알레르기 약이라고 한다. 기관지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고 난 다음 평상시에 장기간 복용하면 천식 비염 축농증 등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알레르기 약은 독하다?=알레르기 약을 장기 투약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은데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과거 수년간의 임상 실험결과 장기간 사용해도 우려할만한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약이다.

항알레르기 약을 적절하게 사용함으로써 병의 재발을 막아 오히려 천식이나 비염, 축농증 치료약을 적게 사용해 약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하루 한번 씹어 먹는 싱귤레어나, 주로 영아에게 사용하는 시럽제인 자디텐, 기관지나 코로 흡입하는 흡입제 등 다양한 항알레르기 약이 있다. 약의 부작용을 걱정하기 보다는 알레르기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예방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김명성(소아과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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