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 대구시장의 비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검(검사장 김영진)이 이틀에 걸친 압수수색에서 비자금 문건을 비롯 수사에 결정적 '단서'가 될 방대한 분량의 비자금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급진전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비자금 관련자들에 대해 어느 선까지 수사할 지 등 '수사범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어떤 비자금 자료를 압수했나
대구지검 특수부 소속 수사관들은 26일 오전 10시30분∼11시사이에 문건공개자인 김진영씨의 대구시 중구 동인동 사무실 부근에 주차돼 있던 김씨의 차량에서 문건 등 비자금에 관한 자료를 대거 압수했다.
검찰이 압수한 비자금 관련 자료는 10장 분량의 비자금 문건, 보따리 2개 분량의 서류뭉치 등으로 크게 나눠진다.
비자금 문건에는 이광수씨 명의의 ㅎ투신 계좌에서 3억원이 만기인출된 날짜를 비롯 차명예금주, 비밀번호,금액 등의 내용을 워드작업을 거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 포함돼 있다.
또 몇천만원짜리 수표 몇장 식으로 정리된 수기형태의 자료도 비자금 문건에 들어있다. 이밖에 이광수씨 명의로 된 제주도 땅(4천여평)에 대한 토지등기부등본 2통이문건에 같이 첨부돼 있다.
2개 분량의 보따리에는 앞서의 비자금 문건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망라돼 있다. 증빙서류에서부터 각종 영수증까지 문건과 관련된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 심지어 문건의 작성·보관자인 이씨가 공개자인 김씨에게 비자금에 대해설명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기록한 ㅇ호텔의 메모지까지 검찰이 압수했다.
▲전방위 수사 가능할 듯
검찰이 압수한 비자금 관련 자료는 비자금의 실체 파악은 물론 조성 경위까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비자금에관한 자료가 망라돼 있다.
예를 들어 3억원이 만기인출된 이씨 명의의 ㅎ투신 계좌에 관한 문건 경우 수표를 통해 자금이 흘러다녔을 가능성이높아 얼마든지 수표추적이 가능하다.
이렇게 될 경우 자금원 추적까지 기대되며 나아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또 이광수씨 명의로 된 제주도 땅 경우 관련 서류만 검토하더라도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위반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
김씨가 시장 집무실에서 문시장과 나눈 대화내용을 기록한 녹취록, 문건 작성자 이씨와 공개자 김씨의 대화를 담은 녹음테이프도 비자금 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검찰이 압수한 자료를 토대로 비자금 관련자들에 대한 전방위 수사가 가능하다는 게 검찰 안팎의 얘기다.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 압수과정
검찰이 압수한 비자금 자료는 당초 김진영씨가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대구지검 특수부 수사관들은 25일 밤 먼저 김씨의 사무실을 수색했다.
하지만 별다른 문건이 나오지 않자 김씨의 집으로 향했다. 이 무렵 김씨는 가족들에게 연락, 문건 등 비자금 자료를 감추라고 지시했고 가족들은 부엌 가스렌지 밑에 자료 일체를 숨겼다는 것이다.이같은 사실을 몰랐던 검찰 수사관들은 처음에는 자료를 찾아내지 못했다.
집안에 비자금 자료를 계속 두기 불안했던 김씨는 다른 곳으로 자료를 옮기기로 결심, 우선 자신의 차량에 이를 실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동태를 살피던 검찰 수사관들은 26일 오전 김씨의 사무실 앞에 주차된 차량을 발견, 수색한 끝에 방대한 분량의 비자금 자료를 압수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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