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8년이후 현대가 지불한 금강산 관광대금 4억달러(5천200억원)를 군비증강에 사용했다는 미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는 우리 국민들에게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현대가 비밀리에 북한에 준 것까지 합치면 총지급액이 8억달러에 이르며, 이 비밀자금 제공사실을 미CIA가 이미 1년전에 한국정부에 전달했지만 금강산 사업을 햇볕정책의 주업적으로 꼽아온 한국측은 이 사업을 그대로 추진했다고 한다.
우리는 임동원 특사의 방북을 앞두고 터져나온 이 보고서의 공개가 DJ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일종의 '브레이크 사인'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향후 남북 및 북미관계와 당장의 금강산 관광사업에 큰 파장을 몰고올 수밖에 없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현재 이 보고서 내용의 정확성에 대한 근거는 우리에게 없다. 그러나 이것이 미국정부의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비중있는 보고서란 점에서 정부와 현대는 국민앞에 해명하고 사실여부를 밝혀야 한다.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국민의 돈으로 북한의 무장화를 도와준 자승자박의 우(愚)를 범하고 있는 꼴이다. 제 죽는 줄 모르고 호랑이 새끼를 키웠다는 얘기다.
사실 그동안 비밀자금 제공설이 항간에 나돌았었고, 북한 주민에게 가야할 지원식량이 군용으로 빼돌려 진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정부는 그냥 얼버무려왔고 또 확인할 방법도 없었다.
그러나 미국측의 정보가 공개된 이 마당에, 정부는 햇볕정책의 대미(大尾)를 화려하게 장식할 생각만 말고 북한측의 군사비 전용여부에 대해 파악하고 있는 바를 국민앞에 밝혀야 한다.
현대측도 정주영 명예회장의 생전인 99년 이전 즉 대북사업권 따기에 열올리던 그 당시에 리베이트 형태의 비밀자금 제공이 과연 없었는지를 털어놓아야 한다.
지금 현대가 저질러 놓은 금강산사업의 '뒷청소'를 국민이 하고 있지 않는가? 이를 밝히지 않고서 어찌 국민의 세금으로 금강산관광을 할 수가 있는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러 가는 임동원 특사도 이 보고서를 약으로 삼고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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