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대구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강도높은 부동산 안정대책을 발표한 후 2월말을 고비로 아파트 거래가 크게 줄고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는 것.
아파트 매매가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98년 하반기 이후 3년여만에 처음이다. 업계는 올 5월부터 IMF 이후 중단됐던 아파트의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데다 신규 분양도 러시를 이뤄 이같은 약보합세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둘러 집장만에 나섰던 실수요자들도 최근들어 아파트 매매가가 약보합세로 돌아서자 '가격이 더 내릴 것'이라는 기대속에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또 상당수는 올 상반기 달서구 두류동 삼정 그린빌 1천200여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올 신규 입주 물량과 신규 분양 물량을 노리고 기존 아파트 구입을 미루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팔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팔기 위해 매도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수.매도간 호가 공백이 커지면서 거래가 50~60% 가량 감소하고 실거래가도 평형에 따라 수백만 ~수천여만원씩 하락하고 있다.
올들어 덕원고 이전과 함께 대구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시지지역의 경우 최근들어 거래 건수가 격감하고 매물도 줄기차게 흘러나오고 있다. 매도 호가는 지난 1.2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거래가는 이보다 훨씬 낮게 형성되고 있다.
수성구 신매동 천마공인중개사 권오인씨는 "1.2월에 비해 거래건수가 50~60%가 줄었다"며 "거래가 뜸하다 보니 원매자들이 매수시기를 늦추고 전세를 구하는 추세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달서구 상인동 동서공인중개사 박종규씨는 "소형 위주로 매물이 많이 나오고 가격도 전 평형에 걸쳐 2월말에 비해 3~5% 가량 내리고 거래가 격감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아직까지 국민소득은 IMF 이전 수준인 1만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으나 아파트 가격은 IMF 이전보다 20% 이상 올랐다"며 "올 상반기 이후 대형 건설업체 위주로만 1만가구 이상 입주가 예정돼 있어 수급 불균형에 의한 아파트 매매가 상승 요인이 줄어들고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어 상당기간 아파트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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