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證市 900' 시대와 頂點논쟁

경기 활성화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1.43포인트나 오른 902.46을 기록, 마침내 900선을 뛰어 넘었다.

900고지는 2000년 3월29일 이후 꼭 2년 만에 재탈환됐으며 지난 2월26일 800고지를 돌파한 이후 불과 한달만에 또 다시 100포인트를 올린 셈이다. 900이 정점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 속에서 조만간 1천 포인트를 넘어 '주가 네자릿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흥분과 함께 94년 11월8일 기록한 '역사적 최고점'인 1천138을 경신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 매수에 의해서지만 그 저변에는 한국 경제 앞날에 대한 눈부신 장밋빛 전망이 깔려있다. 지난해 3/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과 함께 올해는 6%대 성장이 무난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신용평가기관들도 한국의 신용도를 앞다투어 높이고 있다.

통계청도 지난 1~2월 평균 산업활동이 3.7%나 증가, 지난해 4/4분기 이후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미국 경기 회복세로 뉴욕 증시 주가마저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당분간 황소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신규 개설된 증권사 주식계좌가 30만4천개에 달한다니 투자 심리가 얼마나 고무돼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펀드매니저들은 낙관하고 애널리스트들은 진정국면을 기대하고 있어 정점논쟁은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주식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risk)가 뒤따른다는 점이다. 증시에 호재도 많지만 악재도 만만찮다. 인위적인 경기 부양으로 인해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거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금융기관 대출로 재테크를 하는 가계가 늘어나다 보니 금리가 인상되면 가계 부실·파산은 불가피하다. 현 장세를 여전히 '금융장세'로 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우리나라 주가는 선거철과 무관하지 않으므로 무엇보다 선거 이후 장세에 대비하는 안전투자를 기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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