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지급결제 수단이던 어음.수표가 외면받고 있다. 지난 한 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약속어음 교환액이 60% 가까이 줄어든 반면 신용카드 및 전자금융 결제는 큰폭으로 늘어나는 등 상거래 지급 관행이 크게 바뀌고 있다.
25일 이후 월말이 되면 당좌 및 가계수표, 약속어음 결제 및 연장으로 북새통을 이루던 은행 영업점 풍경도 사라졌다. 은행마다 당좌 신규 개설은 거의 끊긴 상태다.
대구은행 본점 영업부 최정길 대리는 "지난해 이후 공공관서를 제외하고는 당좌를 신규로 개설한 건수가 단 1건에 불과하다"며 "거래 기업인들마다 어음.수표 대신 현금이나 전자결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성서공단의 한 중소기업체 김모(47) 사장은 "지난해 이후 거래업체들과 약속어음을 주고 받지 않는 대신 어음할인 금액만큼 현금을 D/C해 결제하거나 금융권의 기업구매자금 대출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음.수표 기피 현상은 통계치로도 여실히 나타난다.
29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2001년중 대구.경북지역의 어음.수표 교환액은 86조8천억원으로전년도(129조5천억원)보다 32.9%나 감소했다. 이 가운데 약속어음과 당좌수표 교환액은 각각 59.4%, 72.5% 감소했다.
한은 측은 이에 대해 "어음.수표 결제 기피 풍조가 심해진데다 기업구매자금 대출제도 및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제도 등 대체 결제 수단의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개인들의 상거래에서 많이 사용되는 자기앞수표 교환액도 65조928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8.6%나 줄어들었다. 이는 신용카드 및 전자금융 결제가 확산된 것이 주된 원인이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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