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갈마당 단속 과연 실효성 있나

"윤락가인 속칭 자갈마당 단속을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30일로 단속 5개월째를 맞는 경찰이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골머리를 앓고 있다.경찰이 단속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갈수록 커지는 치안공백 때문.

자갈마당이 관내에 있는 중부서의 경우 관내에는 금융기관이 130여개나 된다. 최근 금융기관 강도사건이 잇따라 여기에 투입해야 할 경찰력도 모자라는데 효과가 미지수인 윤락 단속에 언제까지 매달려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치안수요가 폭증하는 것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 단속 경찰인력은 하루 평균 40~50명. 중부서 의경 40여명과 형사계 1개반이전담하고 대구지방경찰청 전경대가 수시로 투입되고 있다.

중부서 한 관계자는 "자갈마당 단속 후 야간 파출소에 배치돼 방범근무를 하는 의경들이 하루 100여명에서 60명으로 줄었다"며 "강력 범죄에 매달려야 할 형사들이 윤락가 취객들과 드잡이를 치고 있다" 푸념했다.

지속적인 단속으로 자갈마당 윤락녀가 500여명에서 200여명으로 줄어들었지만 윤락포기나 먼 지역으로 떠나는 윤락녀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

되레 윤락녀들이 스포츠마사지, 출장마사지 등의 형태로 주택가를 파고 들거나 대구역, 동대구역등 또 다른 윤락 장소로 집결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갈마당 60여명의 포주들은 경찰이 매일 밤 11시에서 새벽 4시까지만 단속을 벌이는 점을이용, 초저녁.새벽 영업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한 포주는 "아직까지 자갈마당을 떠난 포주들은 한명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자갈마당 단속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또 코 앞에 닥친 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앞두고 대구 중심가에 윤락가가 있다는 자체가 치부로보일 수 있어 단속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한 경찰간부는 "이번에 단속을 그만둘 경우 대구 중심가에서 영원히 윤락행위를 근절시키지 못한다"며"포주들이 손을 들 때까지 장기전에 돌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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