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理念논쟁도 '檢證'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이념 논쟁으로 치달으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 음모론을 내세우며 경선포기까지 고려한 이인제 후보가 경선 복귀를 선언하는 한편으로 노무현 후보의 과거 국회 발언 등을 급진 좌경으로 몰아치면서 이념 논쟁이 민주당 경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인제 후보는 28일 방송토론에서88년과 89년 노무현 후보가 현대중공업 파업 현장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했던 발언 중 "법은 정당하지 않을때지키지 않아야 한다" "재벌을 해체해 주식을 노동자에게 분배하자" 등의 내용을 문제삼아 "과격한 분배 위주의 사회주의 정책"이라 공격했다.

노무현 후보는 이에맞서 "매카시즘적 색깔논쟁"이라며 "지금의 생각은 그때와 다르다"고 발을 빼고있는게 이념 논쟁의 요지다. 어찌보면 14년전의 발언을 두고 왈가왈부 하는 이 후보의 모습이 해묵은 색깔논쟁을 재현 하는 것 같은 식상감이 앞서기도 한다.

그러나 이 나라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막중한 권좌인 대통령 자리에앉을 사람이라면 이 기회에 가능한한 세세한 사상의 편력까지 검증받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만큼 14년전에과격한 발언을 한 사상적 배경이 무엇인지, 혹시 대중 인기만 의식한 포퓰리즘적 발언이 아닌지, 논리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자신의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

노 후보는 이에 대해 노동자가 소외됐던 시절의 상징적 연설이라면서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고 어물쩍 넘기려 하고 있지만 법조계 출신의 후보가 스스로 "…법을 어겨도 좋다"는 식의 선동 정치가적인 발언을 한데대해 구체적으로 답변,우리들이 갖고 있는 의구심을 씻어주기 바란다.

우리는 이번 이념 논쟁이 매카시적 색깔논쟁으로 흘러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후보자의 과거 언동을 통해 이념과 정책을 부각시키는 검증 절차로 정착됐으면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인제 후보는 지난 97년 당시 신한국당경선결과에 불복하고 탈당한 정치 편력에 대해 또한 진지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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