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와 함께 한반도 정세안정의 핵심 축을 이루는 북미관계가 부시 행정부 출범 후 1년이상 지속된 경색국면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부시 대통령의 지난 1월 '악의 축' 언급 이후 더욱 격앙된 대미 비난을 접고 지난 13일 뉴욕채널을 통해 첫 대미접촉에 나선 이후 이례적으로 1주일만인 20일 또 다시 미국과 접촉하는 등 대화복귀 의지를 엿보이고 있다.
미국의 잭 프리처드 대북교섭 담당 대사와 박길연(朴吉淵)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간에 이뤄진 접촉에서 북한은 특히 "북미대화에 앞서 적대적 대북정책을 먼저 철회하라"는 지금까지의 요구를 반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프리처드 대사 이상의 고위급 대화를 희망하는 '대화 격(格)' 상승 요구나 미국이 제시한 핵, 미사일, 재래식무기 등 3대의제에 대해 "일방적이고 전제조건적"이라는 비난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양측은 나아가 앞으로 계속 대화재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프리처드-박길연 만남을 정기적으로 계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간 대화재개 조짐에도 불구하고 프리처드 대사와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간에 이뤄질 실질적인 의미의 북미대화가 언제 시작될지는 예단하기 힘들다는게 중론이다.
북미 양측이 뉴욕채널을 통해 프리처드-김계관 본회담 착수를 위한 예비접촉을 계속해 나가겠지만, 북한의 돌발성과 미국내 대북강경파의 입김 때문에 언제든지 북미관계가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사카구치 지카라(坂口力) 일본 후생노동상과 김수학(金秀學) 북한 보건상과의 북일 각료급회담이 29일 북측의 통보로 전격 무산된 것도 그같은 관측을 더하고 있다.
설사 북미간에 뉴욕채널이 원활히 가동되더라도 프리처드-김계관 회담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의제조율 등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반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상황이 급반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간 실질대화가 조기에 시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임 특보의 방북요청을 수용했을 때에는 남북 뿐만 아니라 북미, 북일관계에 대한 대화 방침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에 대해 "북미간에 실질적인 대화가 성사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며 너무 성급히 크게 기대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물론 급박히 돌아갈 상황이 될 수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북미간 실질대화 개시 여부는 우선 북한을 방문, 북미대화, 남북대화 개시를 촉구하고 30일 서울에 도착할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전할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북한측의 남북,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은 그러나 임동원 특보의 방북 이후 더욱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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