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기진의 축구는 과학이다-(4)축구공

"재질이 부드럽고 질기면서 방수가 잘 되어야 한다. 컨트롤이 쉽고 킥을 할 때 속 도가 빨라야 한다"

축구 선수들은 이런 조건들을 갖춘 축구공을 요구한다. FIFA는 국제경기에 사용하 는 축구공의 기준을 직경 68~70cm, 무게 410~450g, 압력 0.6~1.1 기압(해수면 기 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축구공의 개발은 가죽 재질과 외형에 초점이 맞춰져왔다. 공기저항을 최소(공의 스피드 강화)로 하고 방수처리(수중전 대비)가 된 인조가죽과 스피드 및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미세거품이 발생토록 하여 수축력과 반발력을 증가시킨 폴리우레탄 재질이 개발됐다.

폴리우레탄의 미세 거품들은 킥을 하면서 주어지는 충격에 의해 서 순간적인 수축과 팽창으로 강한 반발력을 일으킨다.

특히 폴리우레탄은 공의 회전률을 높여 골키퍼들이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축구공의 개발은 아디다스가 주도했다.

소나 돼지의 오줌보, 새끼줄을 동그랗게 말거나 동물가죽에 털을 집어넣은 것에서 출발한 축구공은 1872년 잉글랜드 축구협회 규정에 따라 가죽으로 만들어지기 시 작했다.

FIFA가 공인한 최초의 축구공은 1963년 아디다스가 만든 '산티아고'다. 월드컵에 서는 70년 멕시코대회에서 아디다스의 '텔스타'가 처음으로 공식구로 적용됐다.

이어 74년 '텔스타 칠레', 78년 '탱고', 82년 '탱고 에스파냐', 86년 '아즈테카', 90년 '에투르스코 유니코', 94년 '퀘스트라', 98년 '트리콜로'로 이어졌다.

또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테라스트라 실버스트림'이 개발됐고 이번 월드컵에서는 '피버노바'가 탄생했다.

'피버노바'는 기포강화 플라스틱(Syntactic Foam) 소재에 미세한 압축공기방울을 규칙적으로 배열하고 무려 6겹의 층으로 제작해 탄력과 반발력, 회전력을 극대화 했다.

디자인도 벌집 모양의 옅은 회색무늬를 넣은 힌색바탕을 기본으로 터빈 엔 진을 형상화한 4개의 황금색 삼각형을 그려넣고, 그 안에 카키색 삼각무늬와 붉은 색 불꽃무늬를 새겨 넣었다.

미세 공기층을 가진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퀘스트라'와 '트리콜리'에 이미 혼이 난 골키퍼들에게 '피버노바'는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과학의 첨단 산물인 '피버노바'가 얼마나 멋진 골을 축구팬들에게 선물할 지 기대된다.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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