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한방-민들레

이른 봄 길가나 담장밑 양지바른 자리에서 꽃을 피우는 민들레는 봄을 대표하는 들풀 중의 하나다. 민들레는 예부터 동서양 어디에서나 먹을거리나 민간약으로 널리 다양하게 써 왔다. 200~400종류가 있으나 토종인 하얀 민들레가 가장 약성이 뛰어나다.

한방에서는 꽃이 피기 전에 따서 말린 것을 포공영, 포공초, 지정, 부공영 등으로 부른다. 성질이 차고 독이 없어 예부터 열독(熱毒)과 종기를 없애는 데 많이 사용되는 중요한 약재다.

막혀있는 기운을 뚫는 효능이 있어 유옹(乳癰) 초기에 농종(膿腫)이 아직 형성되지 않아 붉게 부어오르며 딱딱하게 굳어있는 것에 효험이 있다. 간염, 요로감염, 십이지장궤양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들레는 비타민A처럼 야맹증의 치료약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민들레 뿌리는 가을이나 봄에 캐서 된장에 박아 두었다가 장아찌로도 먹고 김치를 담가서도 먹는다. 우엉과 함께 조려 먹어도 맛이 있고 기름에 튀겨 먹어도 일품이다.

꽃과 뿌리는 술을 담근다. 꽃이나 뿌리에다 2~2.5배의 소주를 부어 20일쯤 두면 담황색으로 우러난다. 여기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한두 달 숙성시켰다가 조금씩 마시면 강정, 강장에 좋다.

봄에 생 민들레를 한줌 정도 뜯어 아침 저녁에 쌈으로 싸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으면 만성위장병과 위궤양에 좋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민들레는 뜯었을 때 흰유액이 나오며 특유의 쌉쌀한 맛이 나는데 이 쓴 맛이 소화를 촉진하고 식욕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쓴맛은 심하지 않으므로 데쳐서 2~3시간 우려낸 후 조리하면 나물로 초무침할 수도 있고, 말렸다가 묵나물로도 이용한다. 민들레에는 양질의 섬유질이 많이 들어 있어 분변량을 늘려준다. 변비를 예방하고 체내 숙변을 시원하게 통변시키는 효능까지 있는 기특한 들풀이다.

그러나 쓰고 찬 성질을 갖고 있으므로 장기간 과량 복용하면 설사 복통을 일으키므로 열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윤태원(대구시한의사회홍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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