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클리닉-뇌졸중과 재활운동

1년전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50대 김모씨. 병상에서 일어나자 마자 운동을 시작한 김씨는 최근 모대학병원에서 뇌신경 검사를 받고 충격을 받았다.

손상된 신경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회복과정에서 과도한 운동을 너무 빨리 시작해 장애가 남았다는 것이다.

잘못된 운동방법때문에 완전하게 회복될 수 있었던 편마비가 오히려 악화되었다는 의사의 진단이 믿기지 않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어떤 운동을 해야 하고, 또 하지 말아야 되는지에 대해 한번도 의사로부터 구체적인 지시나 지도를 받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 운동은 빨리 시작하고 많이 해야 하나?

뇌졸중 환자들은 "가능하면 빨리 걷기를 시작해야 하고 많이 걸어야 한다" "무슨 운동이든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된다" "마비가 있으니까 힘 기르는 운동이 최고다"는 생각을 갖고 재활운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것은 크게 잘못된 방법이며 이 때문에 완전 회복할 수 있는 수많은 뇌졸중 환자들이 장애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뇌줄중으로 마비가 조금이라도 생긴 환자는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운동방법에 따라 회복이 촉진되기도 하고 악화되기도 한다. 뇌의 조절에 의해 팔다리가 움직이게 되지만, 팔다리의 움직임에 의해 다시 뇌가 영향을 받는다.

어떤 운동을 하게 되면 그 운동의 모양에 따라 뇌에 운동 패턴이 형성된다. 잘못된 운동을 하게 되면 뇌에 잘못된 운동 패턴이 고정돼 손상된 신경이 아무리 잘 회복되더라도 장애가 남게 되는 것이다.

◇ 힘 많이 쓰는 운동이 좋다?

손상된 신경기능을 최대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힘을 많이 쓰는 운동은 금해야 한다. 아령이나 손에 쥐는 공, 악력기, 풀리 등은 경직을 증가시키고 비정상적인 운동형태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두돌리기, 콩 옮기기, 젓가락질 등과 같이 정교성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 좋다.

체중을 많이 싣는 운동을 택해야 한다. 체중을 싣는 운동자체가 운동신경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경직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선 자세에서 거울로 전신을 보면서 몸의 정렬을 맞춘 후 양측 다리에 번갈아 가면서 체중을 싣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운동을 한다. 선 자세에서 양팔을 쭉 뻗어서 책상에 손바닥을 붙힌 후 10까지 세는 운동을 하거나, 앉은 자세에서 마비쪽 팔을 쭉 펴서 바닥에 댄 후 체중을 싣고 10까지 세는 운동을 한다.

◇ 무조건 빨리 걷는 것이 좋다?

어떤 동작을 할 때는 먼저 정확한 동작 모양을 만들고 여러 번 반복해 익숙해 진뒤에 동작의 속도와 양을 늘이는 것이 좋다. 대부분 뇌졸중 환자들은 걸을 수 있게 되기만 하면 아무렇게 걸어도 빨리 걷는 경향이 있다.

본격적으로 걷기 이전에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조건을 먼저 만들고 걷는 훈련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른 시간안에 가장 좋은 걸음을 만들어 내는 길이다.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마비가 있던 쪽의 다리로만 온몸의 체중을 지지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

◇ 6개월 이내에는 운동처방을 받아야

자신의 운동 능력보다 운동이 과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발병후 6개월 이내 회복기에는 신경기능이 회복되면서 첨차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된다. 그러나 이 속도보다 운동의 진도가 빨리 나가면 부족한 것을 보상하기 위한 이상한 운동형태가 나타난다.

운동 능력에 맞는 운동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하루 3시간 이상 운동하는 것이 회복에 좋다.

뇌졸중은 환자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며 회복 과정도 개인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편마비 환자가 정확하게 회복되기 위해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운동법이 달라져야 한다. 회복기에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긴밀히 상담하면서 약 처방을 받듯이 운동처방을 받아 정확하게 운동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글: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장성호교수(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